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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유증' SKIET, 일시적 순현금 전환…폴란드 캐파 지원

8월 3000억 수혈, 3분기 별도 순현금 295억…폴란드 분리막 생산능력 15.4억㎡로 확대 예정

김동현 기자  2025-12-16 14:47:4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SK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상증자 효과로 별도 기준 순차입금이 일시적으로 순현금으로 전환했다. 적자가 이어지던 가운데 회사는 유상증자로 단기에 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조달했다. 덕분에 폴란드법인에 자금을 지원할 여유가 생기면서 올해 말 곧바로 운영자금을 내려 보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SKIET은 별도 차입금 규모는 295억원 순현금을 기록, 지난해 말 1580억원 규모의 순차입금에서 반전됐다. 직전분기였던 2분기 말 순차입금 규모는 2958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던 상황이다.

SKIET가 불과 1분기 만에 순현금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배경에는 지난 8월 유상증자가 있다. 회사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8조원의 자본조달에 동참하며 자체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2조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계열 전반의 재무건전성 확보 작업을 추진했다.

2023년만 해도 별도 기준 순현금(408억원)을 유지했던 SKIET는 적자 부담 속에 2024년 총차입금이 현금성자산보다 많은 순차입금으로 전환했던 상태였다. 폴란드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장 작업을 지속하던 가운데 추가적인 투자금이 필요했던 SKIET도 자금 확보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8월 초 유상증자 자금이 납입 완료되며 자연스럽게 3분기 말 순차입금도 마이너스 전환할 수 있었다. 3분기 이후인 지난 10월에는 추가로 사채 발행으로 115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연이은 조달 활동으로 확보한 자금은 곧바로 폴란드로 흘러 들어갔다. SKIET는 앞서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3000억원 중 600억원을 올해 국내외 법인의 운영자금과 연구개발(R&D)에 투입하기로 했고 앞으로 2년간 각각 1200억원을 같은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10월 조달한 1150억원도 내년 말까지 전액 폴란드법인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법인은 SKIET의 국내 증평, 중국 창저우 공장에 이은 유럽 내 신규 거점으로 2021년부터 이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3억4000㎡ 수준의 폴란드 생산능력을 15억4000㎡까지 키우기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 초기에는 SKIET 본사에서 폴란드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내려보냈다. 2021년 10월 3000억원의 현금 출자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세차례에 걸쳐 총 4490억원을 폴란드법인에 출자했다. 7500억원가량의 현금을 보내며 폴란드법인의 초기 투자금 확보를 지원한 SKIET는 이후 별도의 출자 없이 현지 생산공장을 운영했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이차전지 산업이 급격히 둔화하며 폴란드법인도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자 SKIET는 지난해부터 자금 지원을 재개했다. 올 하반기에도 유상증자와 사채발행으로 여유 자금을 손에 쥐면서 지난달 중순 폴란드법인에 2094억원의 현금을 내려보냈다. 폴란드법인은 해당 자금 중 1721억원을 채무상환하는 데 활용하며 나머지 373억원은 법인 운영자금에 투입한다.

폴란드법인의 증설과 운영 안정화에 전방위 지원을 한 SKIET 본사 별도 차원에선 불과 1분기 만에 순차입금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2000억원이 넘는 신규 출자로 SKIET는 하반기 조달한 자금 총 4150억원의 50%가량을 소진했다. 조달한 현금의 상당 부분을 4분기에 사용한 만큼 연말 별도 순차입금도 플러스로 전환해 2년 연속 총차입금이 현금성자산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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