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성사된 복수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에 힘입어 3년 만에 양(+)의 잉여현금흐름(FCF)으로 2025년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사노피(Sanofi)와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으로 선급금이 유입됐던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FCF는 대규모 연구개발(R&D)비 집행에 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년 초로 예정된 파트너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3자배정 유상증자까지 감안하면 현금성자산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해마다 700억원 이상을 투입해온 R&D 역시 자금 운용의 제약에서 벗어나 보다 장기적인 집행 구도를 검토할 여건이 마련됐다.
◇빅딜에도 R&D 확대 영향받아 FCF 적자 반복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성사된 두 건의 대형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계기로 현금 유입 구조가 이전과 달라지는 국면에 들어섰다. 과거에는 연구개발비 집행 확대가 곧바로 현금성자산 감소로 이어졌다. 연구개발비 규모가 커질수록 FCF 적자 폭도 함께 확대됐다. 단일 계약 중심의 구조에서는 현금 유입이 특정 시점에 집중되며 이 같은 흐름이 반복됐다.
2018년 상장 당시 에이비엘바이오는 약 15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6688억원의 시가총액으로 상장할 당시 확보한 220억원의 공모자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금 창출 성과를 기술계약 빅딜로 해 냈다.
다만 지금까진 기술수출이 유동성 순증을 이끌진 못했다. 연구개발비 또한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에이비엘바이오의 연구개발비는 2018년 181억원에서 2020년 52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임상 확대와 파이프라인 병행 개발이 이어지며 비용 집행 규모는 줄지 않았다.
상장 이후 연구개발비 집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3년 연구개발비는 520억원, 2024년에는 741억원이 집행됐다. 같은 기간 FCF는 각각 -966억원과 -78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비 확대가 곧바로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지는 기존 구조가 다시 나타났다.
FCF도 같은 흐름이다. 2018년 -140억원에서 2020년 -479억원으로 확대됐다. 사실상 연구개발비 집행이 재무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사노피를 통해 900억원의 업프론트(선급금)를 수령한 2022년을 제외하면 FCF는 항상 음(-)의 흐름을 보였다. 현금 유입이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 단일 계약 구조인 영향이 컸다.
2024년 7월 3자배정 유상증자로 1400억원을 확보하며 현금성자산이 일시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자본조달인만큼 FCF는 음(-)의 행진을 바꾸진 못했다. 유상증자는 일시적인 유동성 개선으로 작용했지만 연구개발비 집행이 이어지며 현금성자산이 상장 당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복수 L/O 병행으로 늘어난 현금 유입…3년 만에 FCF 플러스 전환 전망 그러나 올해 복수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시차를 두고 체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계약 구조도 선급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을 병행하는 형태다. 외부 자금 유입 시점이 분산되며 연도별 재무 지표에 순차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연구개발비 집행이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2025년 FCF는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 700억~1000억원 수준의 연구개발비 집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외부 자금 유입이 재무 지표에 반영된 결과다.
현금성자산 흐름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밝힌 GSK와 일라이 릴리의 기술계약 업프론트 유입을 고려하면 2025년 말 예상 현금성자산은 2000억원가량이다. 2024년 1405억원보다 늘어나고 경우에 따라 상장 당시 유동성(약 1549억원)을 넘어서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내년 초 예정된 일라이 릴리의 22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가 더해지면 에이비엘바이오의 현금 곳간은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한해 지출하는 R&D 규모가 국내 대형 제약사 못지 않은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보유 현금과 예정된 마일스톤을 감안하면 중기 연구개발 재원에 대한 가시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행정절차가 완료돼 릴리로부터 선급금과 지분 투자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며 "확보한 자금을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의 임상과 차세대 ADC를 개발하는 데 투입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