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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KAI

사장 공백에 대행 체제 6개월, 이추위 역할 주목

①차재병 부사장 대행 체제 해넘겨…탄핵 정국 속 사내이사 2인 체제 전환 성과

김동현 기자  2026-01-01 12:59:5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한국항공우주(KAI)의 대표 대행 체제 기간이 6개월을 지나고 있다. 강구영 사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대표직을 차재병 부사장이 직무대행하고 있다. 대행 체제가 장기간 이어지며 다가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신임대표 선임 시점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계엄 정국과 정권 교체 흐름 속에 KAI 지배구조 변화를 이끈 위원회로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를 꼽을 수 있다. 사내이사 2인 체제를 꾸려 리더십 공백을 대비한 것이 대표 사례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표 선임과 함께 이추위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은 지분 26%, 정부 입김서 자유롭지 않은 대표 선임

KAI는 과거 외환위기(IMF)를 거치며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아래 대우중공업·삼성항공·현대우주항공 등의 항공부문을 통합해 설립된 회사다. 지분율 26.4%의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 8.2%의 국민연금공단이 2대주주 자리에 있어 태생적으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999년 KAI 출범 후 회사를 거친 8명의 대표진 가운데 하성용 사장(2013~2017년) 한명을 제외하면 7명 모두 외부에서 추천·선임됐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 따라 회사를 이끌던 대표가 사임하고 다음 정부에서 지명한 인사가 후임자로 오는 관행이 지속됐다. 자연스럽게 다음 인사가 지명되기까지 일부 대표 공백이 뒤따라왔다.


올해 역시 이와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재명정부 출범 첫날인 지난 6월4일 강구영 사장이 한국수출입은행을 찾아 사의를 표명했다. 강 사장은 과거 윤석열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군인 모임 출신으로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9월 KAI 대표에 올랐다. 이후 3년의 대표 임기를 마치기 3개월 전인 올해 6월 강 사장은 자진 사의를 표했고 그 다음달 1일 사임 처리됐다.

방산업계는 강 사장이 빠르게 사임 의사를 밝혔던 만큼 새정부도 대표 선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선 대표 내정·선임 사례를 봤을 때 회사는 길어야 2~3개월이면 대표 내정·선임을 마무리하고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연말 인사를 단행하며 새해 사업 계획을 준비했다.

그러나 강 사장 사임 후 시작한 대행체제가 올해를 지나 내년 초까지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장, 방위사업청장 등 KAI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기관장의 인선이 11월 초중순경에야 완료된 탓이다.

◇이추위, 사내이사 2인 체제 전환…리더십 공백 최소화

현재 대표 직무대행을 수행하는 인물은 고정익사업부문장을 맡던 차재병 부사장이다. 차 부사장은 항공기 연구개발(R&D) 엔지니어 출신으로 T-50체계팀장, KFX체계실장, 고정익개발그룹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올해 초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KAI는 2010년대 들어 사외이사 수를 늘렸지만 사내이사만큼은 대표이사 1인 체제를 유지했다. 유일한 사내이사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도 겸하는 구조였다. 이러한 관행을 깨고 회사는 올해 들어 차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대표인 강구영 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2인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업계에선 향후 있을 KAI의 리더십 공백을 염두하고 이사회에서 발빠르게 움직임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탄핵 정국에 들어가며 대표 교체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사내이사 후보자를 사전 검토하는 이추위를 중심으로 사내이사 선임에 속도를 냈을 것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강 사장 사임 직후 공석이 될 뻔한 대표이사 자리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차 부사장으로 채워지며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추위는 2017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기능을 확대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춘 이사회 내 위원회다. 사외이사 후보만 추천하던 위원회가 사내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를 심사하고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 추천할 수 있도록 권한을 키웠다. 대표이사 선임 역시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앞서 이추위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차 부사장의 대표 직무대행 기간은 임기 시작일(7월2일)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주주총회 및 차기 대표 선임 시까지다. 정기 주주총회 시점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은 기간 정부 의사결정을 통해 추천된 인물은 이추위를 거쳐 최종적으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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