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HL디앤아이한라 현금흐름이 차입 부담 가중으로 나빠졌다. 2021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폭이 커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차입구조를 장기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부채비율이 높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HL디앤아이한라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흑자를 유지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 FCF는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1833억원으로 순유출을 보였다. 2021년 이후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순유출 규모가 1000억원을 넘진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마이너스(-) 412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면서 FCF가 악화됐다. 울산태화강변, 이천아미1지구 용지 투자, 시흥은행2지구 및 인천 작전동 등 기성 진행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운전자본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6268억원을 기록했다.
(출처: HL디앤아이한라)
지난해 3분기만 보면 2396억원의 운전자본이 투입됐다. 전년 동기 130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3%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증가한 매출채권은 2208억원이다. 현금으로 유입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금흐름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1650억원 증가했다.
현금흐름 저하는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총차입금 규모가 928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8290억원에서 1년 사이 12% 증가했다. 특히 순차입금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순차입금은 8400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던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입금 증가와 동시에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말 대비 14% 줄었다.
부채비율 관리도 필요하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9월 25일 신종자본증권(영구채) 800억원을 발행했다. 영구채는 자본으로 분류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그 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305.3%까지 상승했던 부채비율은 3분기 말 263.1%로 42.2%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을 빠르게 개선했으나 타사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차입구조를 장기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16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조달액은 각각 5430억원, 2606억원으로 나타났다. 2024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단기차입금은 2860억원 줄고, 장기차입금은 2253억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차입구조는 △단기차입금 3113억원 △유동성장기부채 737억원 △사채 977억원 △장기차입금 4453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차입금에서 장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3분기 12.5%에서 작년 3분기 48%로 크게 뛰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주택사업 분양 성과에 따른 현금흐름 변동성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주요 프로젝트는 이천 부발 주상복합과 마포 합정 주상복합 사업장 등이다. 두 프로젝트는 모회사인 HL홀딩스와 연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이천부발주상복합은 지난해 11월 중순 기준 분양률이 80% 수준으로 개선돼 현금흐름 개선에 기대를 모은다. 해당 사업장에 대한 대출잔액은 약 1428억원으로 집계된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2022~2023년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기록했으나 이후 신규 착공 프로젝트들의 초기 분양 성과가 저하되고 용지 투자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점차 확대됐다"며 "분양이 예정된 마포합정, 후분양 프로젝트인 파주 선유리 공동주택 등 분양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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