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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

‘AI로 체질 바꾸는’ SK네트웍스, R&D 지출 26% 확대

AI로 가전·모빌리티 사업을 재설계…중장기 사업구조 전환

임효진 기자  2026-01-22 16:08:07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SK네트웍스가 연구개발(R&D) 투자 기조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는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투자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신사업보다는 IT·디지털 전환(DT)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형 R&D에 집중하면서 체질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네트웍스의 2025년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306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42억8800만원 대비 약 26% 증가한 수치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317%에서 0.598%로 확대됐다. 2025년 3분기까지 지출한 R&D 비용이 2024년 한해 동안 지출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이다.

◇센서·AI·로보틱스까지…SK인텔릭스 R&D 전선 확대

R&D 비용 확대 중심에는 주요 자회사들이 있다. SK인텔릭스(구 SK매직)과 SK스피드메이트가 주인공이다. 생활가전·웰니스 사업을 담당하는 SK인텔릭스의 2025년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211억5400만원으로 매출 대비 3.3% 수준이었다. 2023년 1.7%, 2024년 2%를 지출한 데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K인텔릭스 가전연구소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기존 환경가전 기술을 넘어 AI·센서·플랫폼 기술로 연구개발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 주력 제품군에서는 필터 소재 고도화, 공기질·환경 센서, 살균 기술, 저소음 설계 등이 핵심 연구 대상이다.

여기에 실내 환경 유해 인자 측정, CO₂·TVOC·미세먼지 센서 기술, 통합 환경 센서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센서기술은 실내 공기 중 유해 물질과 CO₂·TVOC·미세먼지를 정밀하게 감지해 공기 상태를 수치로 판단하는 기술이고, 통합 환경 센서는 여러 센서를 통합해 상황에 맞는 대응할 수 있게 하는 환경 판단 기반 기술이다.

SK인텔릭스는 2025년 사명을 변경하며 AI 기반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같은해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를 출범하고, 10월 말 웰니스 로봇 A1을 출시하기도 했다.

A1은 자율주행과 100% 음성 제어 기반 에어 솔루션을 통해 스스로 오염원을 찾아 공기를 정화하고 비접촉식 원격 광혈류측정(rPPG) 기술을 활용해 체온·맥박·산소포화도·스트레스 지수 등 5가지 바이탈 사인을 10초 이내에 측정한다. 향후 씨큐리티, 뷰티, 명상, 펫케어, 슬립케어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통합형 웰니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예측 정비·자동화 상담…R&D가 바꾼 서비스 구조

모빌리티 서비스 자회사인 SK스피드메이트에 대한 R&D 투자 강도도 한층 올라갔다. 2025년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238억0395만원으로 매출 대비 9.26%에 달한다. SK스피드메이트 R&D 조직은 분할법인 설립 이후 기존 사업과 AI 경합을 통해 미래 신사업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새롭게 설립됐다.

SK스피드메이트의 R&D는 차량 정비와 긴급출동 서비스에 AI와 데이터를 결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요 개발 과제는 AI 기반 사고차 견적 시스템, 정비 예측·추천 알고리즘, 부품 재고 수요 예측, 보험사·금융사와의 API 연계, AICC(지능형 콜센터) 구축 등이다. 이 밖에 EV 이동 충전 서비스, 정비 시스템 고도화, 클라우드 기반 DB 전환 등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R&D 투자는 서비스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SK스피드메이트는 단순 정비·출동 서비스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예측 정비와 보험·금융 연계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AI 견적과 자동화된 상담 시스템을 통해 처리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고객 접점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SK네트웍스는 이러한 자회사들의 기술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AI·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데이터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통합·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본부 명칭을 이노베이션 본부로 변경하기도 했다. R&D 확대가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사업 구조 전환을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통한 AI 중심 성장 엔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AI 중심 사업지주사의 면모를 더욱 확고히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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