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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리포트

SK네트웍스, '넘치는 자사주' 조달 카드 될까

[SK그룹]④자사주 비율 12% 상회…주가 부진·부채비율 부담 EB 장애 요인

이민호 기자  2025-07-04 16:04:38

편집자주

올해부터 자사주 보유·처분 공시가 강화됐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발행주식총수 5% 이상인 상장사는 보유 현황과 목적, 향후 처리 계획 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 승인을 받고,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자사주를 처분할 때는 처분 목적, 처분 상대방과 선정 사유, 예상 주식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최근에는 정부와 여당 주도로 자사주 원칙적 소각에 대한 법제화가 논의되면서 자사주 소각과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thecfo가 주요 그룹의 자사주 보유 현황과 활용법에 대해 살펴본다.
SK네트웍스는 자사주 비율이 12%를 웃돈다.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자사주 매입 즉시 소각 원칙을 천명했지만 자사주를 이용해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다만 부진한 주가는 교환사채(EB) 발행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자사주 전부를 교환대상으로 내걸어도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13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현재 부채비율이 150%를 웃돌고 있어 EB를 발행할 경우 추가로 악화될 수 있는 재무건전성도 부담이다.

◇자사주 비중 12% 상회…자사주 이용 투자 유치 가능성 열어둬

SK네트웍스는 자사주가 보통주 2733만947주(2025년 5월 19일 기준)와 우선주 3만648주로 발행주식총수(우선주 포함·2억2139만1550주)에서의 자사주 비율이 12.36%(2736만1595주)로 비교적 높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중 SK네트웍스보다 자사주 비율이 높은 곳은 지주사 SK(24.61%) 정도다.


SK네트웍스는 자사주를 장내에서 꾸준히 취득해왔다. 2023년 9월 취득 직후 자사주 비율이 15.60%(3680만2643주)에 이르기도 했다. 여기에 2024년 9월 스피드메이트사업부문을 SK스피드메이트로, 12월 트레이딩사업부문을 글로와이드로 각각 물적분할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했다.

SK네트웍스는 자사주 소각에도 적극적이었다. 2023년 4월 697억원 규모 보통주 자사주 1240만9382주를, 2024년 3월 774억원 규모 보통주 자사주 1450만363주를 각각 소각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2월 장래사업·경영계획(공정공시)을 통해 '자사주 매입 즉시 소각 원칙'을 천명했다. 다만 '투자 유치 확보 목적 등 일부 자사주 제외'라는 단서를 달았다.

출처: SK네트웍스 장래사업ㆍ경영계획(공정공시)(2024.02.16)

SK네트웍스 측은 "자사주 관련 활용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투자 유치 확보'를 명시한 만큼 SK네트웍스가 자사주를 조달 재원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이는 최근 SK그룹의 조달 전략과 상통한다. SKC가 지난달 30일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2600억원 규모 EB를 발행한 데 이어 SK이노베이션이 이번달 2일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3767억원 규모 EB를 발행했다.

◇부진한 주가는 EB 발행 장애 요인…150% 상회 부채비율도 부담

다만 SK네트웍스 주가가 부진한 점은 장애 요인이다. 주가가 낮으면 자사주를 이용해 조달할 수 있는 금액도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이번달 3일 SK네트웍스 종가는 4660원이다. 이를 이용해 현재 보유한 보통주 자사주 2733만947주의 가치를 단순 계산하면 1274억원이다. 자사주 비율은 높지만 주가가 낮아 EB를 발행해도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크지 않다. 다만 주가가 현재보다 상승한다면 EB 발행 유인은 그만큼 커진다.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SK네트웍스는 기존 렌탈사업 중심에서 인공지능(AI) 중심 사업지주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원에 매각한 반면 2023년 10월 데이터 관리 컨설팅 회사 엔코아 지분 88.47%를 951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미국 완전자회사인 SK네트웍스아메리카(SK Networks Americas·옛 Hico Capital)을 통한 해외 신성장회사 투자에도 꾸준히 자금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는 별도 기준으로 최근 4년(2021~2024년) 동안 SK네트웍스아메리카에 합산 1595억원을 출자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52억원을 출자했다.

다만 SK네트웍스가 EB를 발행하기에는 재무건전성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336.8%였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그동안 차입 부담이 높았던 SK렌터카를 매각하면서 올해 3월말 155.6%로 하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EB를 발행할 경우 발행액만큼 차입이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SKC의 EB 사례를 참고하면 재무건전성 악화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SKC가 지난달 30일 발행한 EB는 만기가 30년인 데다 인수자가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없어 자본으로 인정됐다. 이 때문에 SKC는 EB를 발행하고도 부채비율이 오히려 낮아지는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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