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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대원미디어, 현금 대신 '현물 배당' 택한 까닭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40억 불과, 부실한 유동성…현금 유출 최소화 전략

정유현 기자  2026-03-03 19:19:13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대원미디어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재개한다. 그간 배당은 실적에 따라 간헐적으로 이뤄져 정책적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2024년에는 배당을 건너뛰었으나 지난해 유통 사업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환원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에는 현금 대신 보유 자사주를 배분하는 현물 배당 방식을 택했다. 자사주 소각과 달리 주당 가치 제고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아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충분한 현금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환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해석하고 있다.

◇19억9500만원 수준 현물 배당 결정, 유동성 부담 고려

26일 대원미디어에 따르면 결산배당을 위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 25만1579주를 처분할 예정이다. 처분 규모는 약 19억9500만원 규모로 해당 물량은 배당 기준일(2025년 12월 31일) 주주들에게 현물로 교부된다. 이번 배당은 신주 발행이 아닌 기존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발행주식 수 증가나 지분 희석이 발생하지 않는다.

2001년 코스닥 상장 이후 최근 10년간 배당은 2025년 결산 배당을 포함하면 총 네 차례 실시되는 것이다. 1주당 배당금은 대부분 100원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지급 시기와 빈도는 일정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정에서 투자 수요가 지속되면서 배당은 실적과 재무 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돼 온 모습이다.

과거 배당 총액이 10억~12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결산배당은 약 19억9500만원 규모로 확대됐다. 현물배당이지만 가치 기준으로는 주당 약 165원 수준이다. 주주에게는 보통주 1주당 약 0.0208주의 자기주식이 배분되며 단주는 현금으로 정산된다.

이번 배당에는 보유 자사주 49만4532주 가운데 25만1579주가 활용돼 약 절반이 주주에게 배분되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과 달리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지 않아 주당 가치 제고 효과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자사주가 시장에 유통되면서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원미디어가 자사주를 활용한 현물 배분을 선택한 배경에는 제한적인 현금 유동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46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도 약 300억원 수준이다. 별도 기준에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약 25억원, 단기금융상품을 합쳐도 약 40억원에 그쳐 실제 가용 현금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5월 자회사 스토리작의 IPO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약 141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는 자금 소요도 발생했다. 이를 고려하면 자사주를 활용한 현물 배분은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주주환원을 이어가기 위한 방식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 측도 주식 배분, 닌텐도 유통 사업 호실적 견인

2025년 3분기 말 기준 대원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지분 23.91%(300만8281주)를 보유한 정욱 회장이다. 이번 현물 배분에 따라 정 회장은 약 6만2628주의 자사주를 수령하게 되며 외아들인 정동훈 대표도 보유 지분 5.61%(70만6647주)를 기준으로 약 1만4712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원미디어가 주주환원을 재개한 배경에는 지난해 실적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4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515.6% 급증했다. 순이익도 5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매출 성장은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 출시 효과에 따른 게임 유통 사업 확대 영향이다. 여기에 이치방쿠지·캡슐토이 등 하비·완구 사업의 유통 채널 다각화, 카드 사업의 해외 수출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장기 재고 관련 비용과 자체 IP '아머드사우루스'의 감가상각 부담이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그동안 실적과 투자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 여부를 결정해왔다"며 “지난해 이익 규모가 확대되면서 배당 여력이 확보돼 현물 배당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향후 주주환원 정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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