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022년 투자했던 새벽 물류 배송 기업 팀프레시 보유 주식을 전액 손상처리했다. 팀프레시가 지난해부터 장기간 영업 중단하며 사실상 사업이 좌초됐던 만큼 투자금 회수 불능 단계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팀프레시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었지만 경영진 교체 이후 노선을 바꿔 빠르게 파트너십을 축소했다.
24일 KT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손상 처리한 팀프레시 주식 처분 액수는 보통주 7000주(4.1%)와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우선주 7만7610주(16.31%)를 포함해 450억원 규모다. KT는 2022년 6월 시리즈D에 553억원을 투자해 지분 11.4%를 확보하며 팀프레시 2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후 지분을 추가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팀프레시는 콜드체인 전문 물류서비스 기업으로 기업간거래(B2B) 새벽배송을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 새벽배송이 국내 유통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고 B2B 시장에서 팀프레시의 점유율도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유망성을 인정받았다.
KT와 팀프레시 합작법인 롤랩의 '브로캐리' 서비스
다만 실제 실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팀프레시는 2018년 설립 이후 견조한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2021년 224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도 481억원, 5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2024년에는 7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수준이 전년 대비 1.5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는 새벽 배송 대행 서비스를 일시 중단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7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며 자금 수혈을 통한 정상화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지난해 5월 영업을 중단했고 경영, 재무 등 기업 운영과 사업 자체가 좌초된 상태다. KT 역시 팀프레시로부터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전액을 손상 처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선 팀프레시 보유 지분 가치를 전액 반영했었다.
KT는 최대주주가 되기 이전부터 팀프레시와 매우 밀접한 사업 관계를 맺어왔다. 시리즈D 투자 결정 이전에도 팀프레시와 협력해 디지털 물류 전문 기업인 롤랩을 세우고 자회사로 뒀다. KT는 팀프레시와 롤랩 지분을 51대 49로 나눴으나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80%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하지만 현재 김영섭 신임 대표 체제가 KT에 자리 잡으면서 팀프레시와의 협력은 흔들렸다. KT는 김 대표 체제가 본격화된 2024년부터 롤랩 사업을 도맡았던 기존 모빌리티사업단을 해체하고 롤랩 지분을 팀프레시로 넘기는 등 관계를 축소했다. 이는 팀프레시의 적자가 대폭 확대된 시점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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