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작년 말 영업권이 2000억원선에 턱걸이했다.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000억원대였던 2022년 말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KT지니뮤직, KT HCN 등 자회사가 순손실을 거듭하며 영업권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한 영향이 컸다. 특히 가팔라진 감소세가 김영섭 KT 대표 부임기와 맞물린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다운사이징' 경영을 주도했다. 지나친 영업권 축소는 시장에 기업의 성장 동력이 훼손됐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작년 말 기준 영업권은 2091억원이다. 이는 전년 말(2738억원) 대비 23.63% 줄어든 수치다.
작년 말 영업권이 4분의 1 가량 줄어든 이유는 영업권을 담고 있는 현금창출단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2024년 말 KT의 현금창출단위는 △무선사업(651억원) △비씨카드(412억원) △KT밀리의서재(547억원) 등 8개로 이뤄졌으나 작년 말 5개로 줄었다. 이번에 제외된 현금창출단위는 △플레이디(262억원) △지니뮤직(현 KT지니뮤직, 383억원) △HCN(현 KT HCN, 26억원)이다.
플레이디는 작년 3월 SOOP에 매각되며 종속기업에서 제외됐지만 지니뮤직과 HCN은 지속된 순손실로 인해 전액 손상차손 처리됐다.
KT지니뮤직은 2023년까지 꾸준히 순이익을 냈으나 2024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 별도 기준 순손실을 기록했다. 유튜브 뮤직이 국내 음원 시장을 장악하면서 KT지니뮤직의 매출이 역성장한 여파다. 2506억원이었던 2023년 별도 매출은 2024년과 작년 각각 2293억원, 2147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52억원이었던 순이익은 마이너스(-)206억원, -33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1년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가 된 KT HCN은 유료방송 업황 부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4년부터 본격적인 순손실이 발생했다. 그해 KT HCN은 129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흑자전환(28억원)에 성공했으나 영업권 0원 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영업권 감소세가 최근 들어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2022년 말 7082억원이었던 KT 영업권은 2023~2024년 말 각각 4884억원, 2738억원으로 급감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작년 말 영업권은 3.4배가량 줄었다. 2017년 말(1689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자료 출처=KT 연도별 사업보고서
급격한 영업권 감소세의 시작점이 김 대표 부임기와 겹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23년 8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KT 수장이 된 그는 본사 인력 재편을 비롯해 계열사 조정을 추진했다. 이러한 효율화 중심의 경영 방침이 영업권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 체제에서 가속화된 영업권 축소는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 동력 훼손 우려를 낳는다. 자회사의 장부가치가 0원으로 전액 손상 처리된 것은 현 경영진이 기존 사업의 부진을 타개할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KT 관계자는 "2025년은 신규 인수에 따른 영업권 증가 요인은 없었다"며 "기존 영업권에 대한 회계기준에 따른 손상평가와 플레이디 매각 등 일부 자회사 연결범위 변동이 반영돼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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