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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계 vs 은행계 카드업 판도 재편

고객 경험 강화,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동하는 주도권

④데이터 중심 비즈니스 전환 가속…정보 제공 넘어 수익 창출이 관건

김경찬 기자  2026-04-10 06:59:46

편집자주

카드업권의 지형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기업계 카드사가 존재감을 키우며 판도가 달라졌다. 오랜 기간 유지돼온 은행계 중심 구조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수수료 인하 등 복합적인 외부 환경 속에서 카드사 간 실적 격차도 뚜렷해졌다. 같은 업권 안에서도 사업모델과 전략에 따라 전혀 다른 성적표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주요 경영 지표와 사업 구조를 토대로 기업·은행계 카드사의 경쟁력을 심층 분석하고 향후 판도 변화를 진단한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수익 압박 속에서 결제 비즈니스의 한계를 맞았다. 이제 데이터와 플랫폼은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카드사들은 B2B 데이터 판매와 마케팅 컨설팅을 강화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 활동 데이터를 선점하며 직접적인 수익 창출로 연결되는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은행계는 금융지주 서비스를 통합한 슈퍼앱 전략으로 거대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기존 은행 고객을 기반으로 플랫폼 MAU 확대와 데이터 활용 우위를 추구하고 있다. 기업계는 자체 데이터 분석력을 활용하며 독자적인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결국 플랫폼 내 양질의 데이터를 수익화하는 능력이 향후 주도권을 결정할 전망이다.

◇데이터 테크 기업으로 체질 전환 나서

카드업계는 수년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전통 결제 부문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신용판매가 적자 구간에 진입하며 본업 중심 수익 모델만으로는 성장이 어려운 영업 환경이다. 핀테크와 간편결제 확산도 기존 카드사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데이터와 플랫폼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며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결제 기반 약화는 데이터와 플랫폼 중심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필연적으로 촉발했다.

최근 결제 중심 앱을 생활·금융 서비스로 확장하며 플랫폼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자산관리·쇼핑 등을 결합해 체류 시간과 접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AI 기반 초개인화 기능을 통해 이용자 소비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고 맞춤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 고도화는 플랫폼 내 행동 데이터 축적을 촉진하는 핵심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

플랫폼 확장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다변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방대한 결제·행동 데이터는 비식별화해 상권 분석이나 트렌드 리포트 등 B2B 서비스로 제공된다. 마이데이터 기반 기업 맞춤형 마케팅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일부는 데이터 자체를 매출 자원으로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질적 수익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행동 데이터 기반 고객 체류 시간 확보전

각 카드사의 플랫폼 지향점은 지배구조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은행계 카드사는 금융지주 내 모든 역량을 결집한 슈퍼앱을 지향한다. 하나의 앱에서 은행·증권·보험 업무 등을 동시에 해결하며 완결성 높은 금융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강력한 은행 고객 기반은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MAU를 유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계열사 간 연계가 금융 자산 전체를 조망하는 거대 데이터 댐을 형성하며 플랫폼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기업계는 자체 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유통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고 플랫폼 경험과 연결한다. 이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는 고객의 소비 취향을 정확히 겨냥하며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다만 기업계 내에서도 접근 방식은 다르게 나타난다. 삼성금융 계열사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를 활용해 은행계 슈퍼앱과 유사한 시너지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플랫폼 경쟁의 본질은 데이터 선점과 정교한 수익화에 있다. 고객 행동 분석을 통한 맞춤 서비스 제공은 충성 고객 확보의 기반이 된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다시 서비스 최적화와 매출 확대에 활용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플랫폼 체류 시간을 확대하는 전략이 데이터 축적과 활용을 이끄는 직접적인 동력이 된다. '데이터-플랫폼-수익'의 구조를 먼저 안착시키는 카드사가 향후 주도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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