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의 방산 부문 매각이 없던 일이 되자 이제 풍산의 차입금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풍산의 총차입금 규모는 1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상태다.
풍산의 재무제표와 업계 평가를 종합하면 차입금과 이자 상환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운전자본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향후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방산 부문 매각 잠정 중단 차입금은 증가 추세 풍산은 지난 9일 공시를 내고 방산 부문(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알렸다. 방산 부문 매각설은 약 한 달 동안 지속됐다. 몸값은 1조5000억원 수준, 인수 후보로는 한화 그룹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면서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방산 부문 매각으로 대량의 현금 유입이 예상됐으나 불발됐다. 관심은 높은 수준의 차입금 규모다.
2025년 말 기준 풍산의 총차입금은 1조762억원이다. 총차입금 규모는 2023년 7027억원부터 늘기 시작해 2024년 8337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이 6506억원으로 60.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기성 차입금을 구체적으로 보면 유산스(Usance), 해외법인 현지대출 등 외화 단기차입금이 3343억원, 국내 단기차입금이 2011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433억원, 회사채 700억원, 리스부채 2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700억원 회사채의 만기가 이달 24일 도래한다. 24일 만기도래 사채 차환을 위해 풍산은 이달 1000억원 규모 3년물 발행 계획을 세워두기도 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
장기성 차입금은 장기차입금 1422억원, 회사채 2794억원, 리스부채 40억원으로 총 4255억원이다. 회사채의 만기는 각각 2027년 4월23일 800억원(금리 4%), 2028년 4월25일 2000억원(금리 2.95%) 도래한다.
◇ 차입금 부담 크지 않아, 운전자본 관리가 과제 풍산의 차입금이 증가 추세이긴 하나 유동성 관리엔 큰 문제는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풍산의 현금성자산은 2491억원이다. 여신 한도 역시 4749억원 남아있다. 지난 3년 평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735억원 수준이다. 가용 유동성과 영업창출현금 등 자체 재원으로 단기성차입금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순이자비용 역시 300억원 수준으로 풍산의 현금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유형자산 규모도 1조3871억원이며 풍산은 이 중 5426억원어치를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시설투자가 완료됨에 따라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형자산 규모와 금융비용을 고려할 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절대적인 부채 규모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부채를 일정 수준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본관리”라 말했다.
다만 악화하기 시작한 운전자본 관리는 문제로 대두된다. 풍산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629억원, 1061억원의 현금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으로 각각 473억원, 1887억원의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발생했으며 2025년에도 매출채권 2010억원, 재고자산 1548억원으로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발생했다.
풍산 사업의 양대 축 중 하나인 구리 사업에서 글로벌 변동성 확대에 따라 운전자본 관리에 불리한 업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방산 부문에서도 2022년 러우전쟁 이후 글로벌 분쟁이 점차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이전만큼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풍산의 2021~25년 평균 재고자산회전일수는 125일로 집계됐다. 2023년 120일, 2024년 124일, 2025년 126일로 3년 연속 증가하는 흐름에 놓여 있다. 매출채권회전일수 역시 2023년 48일에서 2024년 45일로 줄었으나 2025년 51일로 다시 늘었다.
한국기업평가는 “투자부담 완화 및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차입금을 감축해 갈 것이다”면서도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면서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