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기보유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상법 개정 유예기간이 남아있음에도 선제적으로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는 우호적 반응과 함께 향후 주주환원율 및 자본비율 전망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KB금융은 CET1(보통주자본)비율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당국의 자본규제 합리화가 CET1비율에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원달러 환율 및 ELS 과징금 책정에 따른 RWA(위험가중자산) 증가 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KB금융은 RWA 감축을 위해 환율 민감도를 축소하는 방안 추진에 나섰다.
◇선제적 자사주 소각, 자본규제 합리화에도 KB금융 "CET1비율 상하방 요인 공존" KB금융은 23일 IR을 열고 선제적 주주환원 방침을 발표했다. 발행주식총수의 약 3.8%에 달하는 1426만주의 기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한다. 최근 상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 소각 의무에 대해 1년 6개월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즉시 소각을 결정했다. 아울러 주당 1143원의 분기현금배당과 6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도 추가 결의했다.
발빠른 자사주 소각 단행에 시장에서도 우호적 반응이 이어짐과 동시에 향후 자본비율 전망으로 이목이 쏠렸다. KB금융은 주주환원에 있어 특정 수치 달성 보다는 자본 비율에 연동되는 시스템을 수립했다. 최근 정부에서 자본비율 효율화를 위해 위험가중치 개선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자본비율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향후 주주환원 및 자본비율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나상록 전무 CFO는 "자본 규제 합리화, 운영리스크 손실 인식 합리화 정책 등이 긍정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 ELS 과징금, 생산적 금융 과제를 고려할 때 여러 요인이 뒤섞인 상황"이라며 "영향이 단기간 내 나타나기 보다는 점진적 개선 흐름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자본비율의 안정적 흐름 가져가며 개선되는 모습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KB금융의 CET1비율은 13.63%로 전년말(13.82%) 대비 19bp 하락했다. 13.7% 이상을 유지했던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 등 대외 요인 및 주주환원 단행 등이 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RWA 성장으로 인한 영향이 33bp,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 영향이 27bp 나타났다. OCI 변동 영향은 11bp다.
다만 CET1비율 하락으로 인한 주주환원 방침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나 CFO는 "주주환원 정책은 연말 CET1비율 13%, 연중 13.5% 초과 잉여자본을 전액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고 있고 재작년과 작년 꾸준히 이행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올해도 변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민감도 축소 방안 추진…ELS 과징금 결론 주목 KB금융은 향후 CET1비율 하락 요인을 예의주시하며 주주환원 규모 책정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환율 등 대외 변수의 경우 관리가 어려운 만큼 변동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전망이다.
염홍선 KB금융 CRO는 "환율 영향은 상반기 19bp 정도 영향이 있어 향후 2~4분기 성장 여력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RWA에 대한 환율 민감도 줄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외파생상품 만기 관리,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용 리스크 관리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을 추진하고 있다.
ELS 과징금도 자본 비율 하락 요인 중 하나다. KB금융은 과거 ELS 사태로 인해 7450억원의 자율배상을 단행하며 운영리스크를 대거 쌓은 바 있다. 현재 당국이 자본 규제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과징금 규모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 CFO는 "RWA 관련 환율 민감도를 줄이는 등 작업 진행하고 있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변수가 과징금으로 나머지 기간에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며 "자본 규제 합리화 관련해 아직 세부적으로 운영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특정해서 말하기 어렵고 ELS 관련 운영 리스크 부분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