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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실적 리뷰

김범석 의장 "사고 이전 소비 회복…성장률 정상화는 시간 필요"

와우회원 감소분 80% 만회…아난드 CFO "유휴설비 부담 지속"

정명섭 기자  2026-05-07 08:10:40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사진)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 소비가 사고 이전 흐름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성장률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객 보상 비용과 물류 운영 비효율이 당분간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쿠팡은 인공지능(AI)·자동화 기반 물류 효율화와 로켓배송 상품 확대를 통해 장기 성장 동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고 영향 1분기에 본격 반영…"유휴설비 부담 확대"

김 의장은 5일(현지시간)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월은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저점을 기록한 시기였다"며 "이후 매달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고 2~3월에는 회복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 사고 이후 고객 이탈 우려와 관련해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고 상당수 고객은 사고 이전 소비 수준을 회복했다"며 “지난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 재가입과 신규 회원 증가로 감소했던 와우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정보 사고 영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고객 행동은 점차 정상화되고 있지만 전년 대비 비교 실적에는 일정 기간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회복세가 숫자로 온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실적 악화가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사고 영향이 1분기에 본격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가 지난해 4분기 말 발생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이번 분기 수치에 더 온전히 반영됐다"며 "활성 고객 수는 최근 3개월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1분기에 영향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쿠팡의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3% 감소했다.

아난드 CFO는 이번 사고가 쿠팡 물류 운영에 미친 영향도 설명했다. 그는 "주문 처리량과 재고, 공급망 운영은 안정적인 고객 패턴을 기반으로 계획되는데 사고 이후 실제 수요가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유휴설비 부담과 재고비용 부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는 쿠팡의 전국 단위 물류센터와 자체 배송망 기반 사업 특성이 드러난 사례로 해석된다. 쿠팡은 대규모 고정비 기반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주문량 증가 시에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반대로 수요가 둔화될 경우 비용 부담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쿠팡은 지난 1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약 12억달러(약 1조6850억원) 규모 구매이용권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해당 비용이 대부분 1분기에 반영됐으며 일부 영향은 2분기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수요 정상화와 함께 물류 운영 효율성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의장은 “코로나19 시기에도 네트워크와 공급망을 조정하며 대응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도 공급망 균형 회복 과정이 손익계산서에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난드 CFO는 수익성 회복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운영 효율성과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기술 투자를 통해 장기 마진 확대 기반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연간 기준 마진 확대는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사고 영향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AI·자동화·대만 투자 지속…2분기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 9~10%

쿠팡은 장기적으로 AI와 자동화 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 모든 서비스에 걸친 자동화와 AI 도입은 서비스 수준 향상과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고객 경험 향상과 마진 확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 전략도 이어간다. 그는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당수 상품이 아직 로켓배송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직매입 카탈로그와 로켓그로스(FLC)를 결합해 상품군 확대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에서는 대만 시장을 핵심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김 의장은 "대만에서 익일배송 기반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 네트워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고객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 설계와 공급망 구축 등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기반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난드 CFO는 올해 2분기 연결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로 '고정환율 기준 9~10%'를 제시했다. 다만 그는 “개인정보 사고 영향에 따른 단기 비용 부담으로 연결 기준 조정 EBITDA 마진은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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