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 계획에 인천32물류센터 화재라는 변수가 생겼다.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보와 자동화 설비 확충을 위한 성장투자에 화재 복구와 대체 처리능력 확보를 위한 지출이 더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안전 관련 투자가 전국 물류망으로 확대될 경우 전체 자본적지출(CAPEX)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2년 내 CAPEX 약정액 2.4억달러…화재 전부터 확장투자 기조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보·건설 등 향후 2년 안에 완료할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수의 건설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지난 3월 말 기준 해당 계약에 따른 미집행 CAPEX 약정액은 2억3600만 달러다.
토지·건물 추가 취득과 아직 계약하지 않은 신규 프로젝트, 물류장비 구매 등에 필요한 자금은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쿠팡의 전체 투자·지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쿠팡은 수년간 인프라와 인력에 투입할 지출도 수십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재 발생 전부터 대규모 투자 파이프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던 셈이다.
올해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1분기 투자활동 현금유출은 3억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억1300만 달러보다 41.8% 증가했다. 유형자산 취득액은 같은 기간 2억3900만 달러에서 2억9600만 달러로 23.8% 늘었다. 이 중 장비 취득액은 2억3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9000만 달러보다 22.6% 증가했다. 회사는 투자활동 현금유출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 풀필먼트·물류 인프라 투자를 꼽았다.
물류투자 확대는 유형자산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쿠팡의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2024년 말 28억1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말 37억2200만 달러로 3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장비·비품은 11억3600만 달러에서 16억8900만 달러로, 임차시설개량은 9억2900만 달러에서 13억4300만 달러로 늘었다. 풀필먼트센터와 장비 관련 선급금 등으로 구성된 건설 중 자산도 3억7700만 달러에서 5억79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자료: 쿠팡Inc 공시 / 클로드를 활용한 그래프
◇성장투자에 복구투자까지…기존 프로젝트 조정하나
쿠팡의 CAPEX는 그간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보와 자동화 설비 확충 등 물류 처리능력을 키우기 위한 성장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인천32센터를 복구하거나 대체 처리능력을 확보하려면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한 지출이 기존 투자 계획에 추가될 수밖에 없다.
과거 덕평 풀필먼트센터 화재 당시에도 쿠팡 물류망 확장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2021년 화재로 재고와 건물·장비 등의 손실 및 관련 비용 2억9600만 달러를 반영했지만 같은 해 유형자산 취득액은 6억74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2022년에도 8억2400만 달러로 22.4% 늘었다.
건설 프로젝트 관련 약정액도 화재 이후 확대됐다. 신규 물류센터 건설계약의 잔여 CAPEX 약정액은 2021년 9월 말 1억3300만 달러에서 그해 말 5억1400만 달러로 늘었다. 덕평 사례를 고려하면 쿠팡이 이번에도 기존 성장투자를 유지하면서 화재 관련 CAPEX를 추가로 집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당시와 현재의 재무 여건은 다르다.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34억 달러를 조달한 직후라 화재 복구와 별개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재원이 상대적으로 충분했다. 실제 그해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3억 달러, 자기자본은 26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는 기존 물류망 확장에 더해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 규제 대응 등으로 재원 수요가 다변화됐다.
투자 범위가 인천32센터에 그칠지도 변수다. 화재 조사 결과 전기·소방·방재설비의 개선 필요성이 확인되면 다른 물류센터로 안전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단일 센터 복구비보다 전국 물류망을 대상으로 한 예방적 설비 보강이 더 큰 투자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전체 투자 규모를 늘려 복구비를 추가로 부담할지, 기존 프로젝트의 착공·완공 시기를 조정해 인천권 처리능력 복원에 우선 배분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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