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을 매출 성장으로 상쇄하고 있다. 신규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고정비 흡수력이 높아진 데다, 지난해 삼성에피스홀딩스 인적분할 이후 무형자산 상각 부담까지 줄면서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이하 동일) 감가상각비가 전년 대비 22% 증가한 3573억원이다. 그해 매출 성장률(30%)이 주요 비용 항목 중 하나인 감가상각비 증가율보다 높았다. 그해 EBITDA 마진, 영업이익률은 각각 54%, 45%로 전년 대비 7%포인트, 8%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흡수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위하는 CDMO는 장치 산업 성격을 띤다. 대규모 생산 능력과 수주 실적이 뒷받침돼야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설비 투자 뒤 감가상각비 부담을 흡수할 수주 잔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저하하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격적인 확장 투자를 집행하면서 고정비 회수 능력을 입증했다. 신규 공장 가동률을 빠르게 높여 감가상각비 부담을 상회하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기존 1~3공장을 풀 가동하고, 4분기 4공장(18만리터) 램프 업(가동률 확대)을 완료해 생산량과 매출이 동시에 늘었다.
올 1분기에는 1~4공장을 풀 가동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한 1조25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5808억원이다. 27개 분기 연속 실적 성장을 지속했다. 올해 5공장(18만리터) 램프 업 효과를 반영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15~20%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부터 연간 감가상각비보다 유형자산 취득 규모가 컸다. 글로벌 CDMO 지배력을 늘리는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연평균 유형자산 증가 규모는 약 9256억원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감가상각비는 2247억원이다.
당분간 CMO 수주 잔고를 늘리며 증설 투자도 지속한다. 지난해 국내(1~5공장) 생산 능력을 78만5000리터까지 늘렸다.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인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는 2032년까지 총 132만4000리터 생산 능력 확보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부터 2034년까지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에는 약 7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의약품 CDMO 설비를 증설한다. 지난 3월 인수한 미국 록빌 공장(6만리터)은 10만리터까지 생산 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관련 개발비 자산이 삼성에피스홀딩스로 이전되면서 무형자산 상각 부담은 줄었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자본화된 개발비 지출 등 무형자산 5조3240억원을 승계했다.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무형자산은 602억원으로 줄어 CDMO 중심 손익 구조로 바뀌었다. 분할 전인 2024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무형자산 상각비는 2947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성장과 함께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다만 매출 성장률이 인건비 증가율보다 높아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졌다. 2020년 25%(2863억원)였던 매출 대비 종업원 급여 비율은 분할 전인 2024년 17%(7898억원)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16%(7470억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