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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덩치 키우는 한화오션, 순차입금 5조 첫 돌파

1조 넘는 현금에도 순차입 우상향…자본 확충에 부채비율 오히려 52%p '하락'

박완준 기자  2026-05-22 08:25:57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한화오션이 조선 슈퍼사이클에 몸집 불리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야드 효율화, 고부가 선종 대응을 위한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외부 차입 규모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은 한화오션의 재무를 성장형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차입금이 수주 호황 속에서 미래 물량 대응을 위한 선제 투자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확대에 자본도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외형 성장 과정에서 전략적 차입 확대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순차입금 5조 첫 돌파…빨라진 차입 속도

한화오션은 올 1분기 고선가 선박 비중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 시장 전망치를 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연결기준 매출 3조2099억원과 영업이익 2586억원을 거뒀다. 고부가 중심의 선별 수주로 상선 부문 매출 확대와 생산 안정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실적 성장세는 최근 2년간 뚜렷하다. 한화오션의 매출은 2024년 10조7760억원에서 지난해 12조7835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기간 LNG선 중심 상선 매출 비중도 76.4%에서 77.3%로 상승했고, 올 1분기 82.9%까지 확대됐다. 고선가 LNG선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외형 성장만큼 투자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 한화오션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24년 3793억원에서 지난해 716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 1분기 CAPEX 역시 1074억원을 집행하면서 전년 동기(954억원)를 상회했다.

투자 확대에 따라 차입 부담도 커지는 흐름이다. 올 1분기 말 한화오션의 총차입금은 6조26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5조7768억원보다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현금성자산도 쌓였다. 2024년 6342억원에서 지난해 7886억원, 올 1분기 말 1조727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한화오션은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현금보다 외부 차입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순차입금 5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올 1분기 말 한화오션의 순차입금은 5조19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4조9881억원보다 1941억원 늘어난 액수다.

◇배당 대신 투자…생산력 확대 '베팅'

한화오션은 조선업 호황기에 현금 배당보다 투자를 택했다.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를 확대하며 베팅한 셈이다. 하지만 늘어난 차입금에도 주요 재무 안정성 지표는 개선됐다. 실적 개선과 수주 확대에 자본 규모 자체가 빠르게 커진 동시에 배당에 따른 현금 유출을 최소화한 영향이다.

실제 한화오션은 2014년 배당을 마지막으로 10년째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실적 정상화 이후 첫 배당을 기대했던 시장의 시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정이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축적하겠다는 전략에 무게가 실린다. 올 1분기 말 한화오션의 이익잉여금은 2조310억원이다.

재무 안정성 지표도 오히려 개선됐다. 이익 체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자본총계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 1분기 말 한화오션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보다 6509억원 늘어난 6조8259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규모는 늘었지만 자본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은 셈이다.

이에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올 1분기 말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57.2% 대비 52.5% 낮아진 204.7%를 기록했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28.7%에서 30.1%로 소폭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올해도 투자를 확대하는 등 외형 성장을 목표한다"며 "다만 적정 현금 수준을 유지 관리하며 재무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는 것을 전략으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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