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의 관계기업 'Curevo(큐레보)' 지분을 일라이릴리에 매각한데 따라 그간 오랜 기간 부담으로 작용해온 유동성 경색도 해소된다. 유동자산의 대부분이 재고자산에 묶여 있는 재무구조로 인해 차입금 상환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3000억원에 달하는 선급금 수혈은 고질적인 현금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준다. GC녹십자는 확보된 현금을 미래 성장동력인 오창 신공장 인프라 투자 사업 등에 투자한다.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97억, 녹십자웰딩 지분 매각 일시 효과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GC녹십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7억원이다. 작년 말 8억원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여전히 100억원 미만으로 가용자산이 부족한 상태다.
1분기 늘어난 현금도 GC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GC녹십자는 3월 말 GC녹십자웰빙 지분 22.15%를 녹십자홀딩스에 매각했고 그로 인한 종속기업 투자 처분 현금유입이 505억원 발생했다. 오창 공장 증설로 인해 257억원 유형자산 취득이 이뤄졌지만 전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67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16억원 순유출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265억원으로 작년 동기 216억원 대비 23.1% 늘어났지만 재고자산이 181억원 늘어나고 매입채무가 272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로 나타났다.
GC녹십자는 2024년 말과 작년 말 각각 현금 및 현금성 4억원과 8억원을 기록하면서 고질적인 현금 부족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ALYGLO)'의 미국 진출 과정에서 늘어난 재고자산이 매출을 통해 현금화되는 과도기가 길어지는 중이다.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재고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에 표면적인 유동성 지표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3월 말 기준 GC녹십자의 총 유동자산은 1조1068억원으로 전체 유동부채 7965억원 대비 비율인 유동비율은 139%로 나타났다. 작년 말 132.8%에서 6.2%포인트 높아지면서 100% 이상의 안정적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유동자산 중 71%에 달하는 7864억원이 현금화가 더딘 '재고자산'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재고자산을 제외한 실질적인 단기 결제 능력을 의미하는 당좌비율은 40.23%에 불과하다. 재고가 현금으로 빠르게 전환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압박에 놓일 수밖에 없다.
실제 부족한 현금을 충당하기 위한 차입도 늘어나면서 상환에 대한 압박은 커지고 있다. 1분기 재무상태표상 단기차입부채는 1815억원에서 900억원으로 915억원 줄었지만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장기차입부채'가 2099억원에서 3098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비유동성 장기차입부채도 2048억원에서 2304억원으로 256억원 증가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46.51%에서 48.11%로 증가했다. 현금흐름표 상 재무활동현금흐름을 살펴봐도 1분기동안 단기차입으로 4110억원을 조달하고 5025억원을 상환하는 등 자체 유동성 확보보다는 차환을 통한 유동성 관리에 의존하고 있다.
◇순차입금 비율 20%대로 하락, 현 차입금 75% 상환 가능 GC녹십자가 Curevo(큐레보) 매각을 통해 단기간 내 수령할 수 있는 선급금은 2억261만달러, 한화 약 3066억원이다. 거래 종결 조건 충족 시 6영업일 이내 1억8811만달러, 약 2847억원을 받고 거래 관련 추가 후행 조건을 충족하면 1450만달러, 약 219억원을 수령한다.
환율 변동 가능성 등을 감안해 약 3000억원을 수령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GC녹십자가 갖고 있는 재무상 불안정성은 대부분 해소된다. 우선 3월 말 기준 88.1%까지 높아졌던 부채비율은 77.9%까지 낮아지고 순차입금 비율도 48.11%에서 20.2%로 27.91%포인트 개선된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당좌비율은 40.2%에서 77.9%로 37.7%포인트 높아졌다. 3월 말 기준 단기차입부채와 만기 1년 미만 장기차입부채의 총액은 3998억원으로 필요시 75% 가량을 상환할 수 있다.
GC녹십자는 선급금 수익을 신사업 투자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현재 개발 중인 알리글로 SC제형 R&D비용에 투입하고 SC제형을 위한 신규 공정 도입도 추진한다. 오창공장 내 기존 공간을 활용해 증설할 계획이고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국내 오창 공장내 시설 증설과 SC제형 연구개발비에 추가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