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홀딩스가 처음으로 중장기 배당정책을 명문화했다. GC녹십자가 지난해 배당정책을 제시한 데 이어 지주사도 주주환원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룹 차원에서 관행적 정기배당을 순이익에 기반한 예측 가능한 배당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배당재원 6000억대 유지, 안정적 재원 유지 속 명문화 여건 마련 녹십자홀딩스는 현금배당을 꾸준히 이어왔다. 결산배당은 32회 연속 실시했다. 배당은 매년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정을 거쳐 확정됐다. 이번 배당정책은 정기배당 관행을 별도 순이익 기준 주주환원 정책으로 수치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배당정책 명문화의 배경에는 안정적인 배당재원이 있다. 녹십자홀딩스의 배당가능이익은 2023년 5303억원에서 2024년 6783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에도 631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별도 순손실이 발생한 해에도 6000억원대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했다.
배당 규모도 일정 수준을 지켰다. 녹십자홀딩스의 현금배당총액은 2023년 136억원, 2024년 227억원, 2025년 136억원이다. 2024년 별도 순이익이 1620억원으로 확대되며 배당총액도 커졌다. 2025년 별도 순손실 전환 이후에도 현금배당은 이어졌다.
이번 정책은 공격적 배당 확대보다 배당 원칙 정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단기 손익 변동과 별개로 배당재원을 유지해 왔다. 매년 사후적으로 결정하던 배당을 중장기 기준 아래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2024년 정관 정비 후 2년만 명문화 시행, 순익 기반 주주환원 제시 녹십자홀딩스가 올해부터 2028년까지 3개년 사업연도에 대해 제시한 배당 기준은 별도 순이익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3개년 평균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배당을 지향한다. 일회성 비경상 손익은 별도로 고려하고 평가손익은 제외한다.
배당정책 명문화에 앞서 배당 절차도 먼저 손봤다. 녹십자홀딩스는 2024년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배당기준일이 먼저 도래한 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액이 확정됐지만 올해부터는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기준일을 뒤에 두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관 정비가 배당 절차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장치였다면 이번 배당정책은 배당 규모 산정 기준까지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24년 정관 변경 이후 2년 만에 배당 절차와 배당 기준을 함께 정비했다. 투자자는 배당 규모를 확인한 뒤 배당 받을 권리를 판단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별도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주환원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GC녹십자가 먼저 배당정책을 명문화한 점도 주목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3개년 사업연도에 대해 별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했다. 올해 녹십자홀딩스까지 배당정책을 내놓으면서 그룹 주요 축의 배당 기준이 순이익 기반으로 정리됐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했다"며 "투자자들이 녹십자홀딩스의 주주환원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배당 정책을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