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CFO 하은용 부사장(
사진)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효과를 바탕으로 신용등급 전망 상향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는 통합 시너지를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입증해야 한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객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시장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총 290대 규모의 기단을 운영하게 된다. 대한항공 166대, 아시아나항공 68대, 진에어 등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3개사 56대를 합친 규모다. 국내 전체 항공기 420대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게 된다.
이 같은 재무 전략의 실무를 이끌어온 인물이 하은용 부사장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19년 CFO를 맡은 이후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주도해 왔다. 2020년 1조1000억원, 2021년 3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비롯해 기내식 사업부 매각(2020년·9906억원), 송현동 부지 매각(2021~2022년·5579억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2025년·4700억원) 등 주요 거래를 담당했다.
다만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향후 실제 신용등급 상향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유류비는 대한항공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유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크다.
대한항공은 매년 예상 유류 소비량을 약 3050만 배럴로 산정하고 헤지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 예상 소비량의 최대 50% 범위 내에서 시장 상황과 유가 수준을 고려해 적절한 헤지 상품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무비용파생상품(Zero Cost Collar)'을 사용하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유가 영향은 여객과 화물 부문으로 나뉜다. 대한항공 매출의 양대 축은 여객과 화물 운송이다. 이 가운데 화물 매출 비중은 최근 약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0~11% 수준으로 여객보다 높은 편이다. 실제 코로나19 시기 수익성 방어에도 화물 부문이 큰 역할을 했다.
화물 부문은 유류가격 변동에 대한 방어 장치도 갖추고 있다. 유류할증료 조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원가 상승분 상당 부분을 운임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와 배터리 중심의 항공화물 수요 증가도 긍정적 요인이다. 2026년 4월 누적 화물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문제는 여객 부문이다. 올해 1분기까지는 중동 분쟁 영향이 여객 수요 감소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다. 2026년 1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월평균 86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그러나 유가 급등에 따라 대한항공은 5월부터 국제선 여객 운임에 최고 단계의 유류할증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유가 부담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되면서 향후 여객 수요 둔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국제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하 부사장으로서는 유가 상승 국면에서도 여객 수요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