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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성장률 점검

관리 들어간 농협은행, 주담대 신규 문턱 높인다

⑦MCI 가입·대면 갈아타기 차단에 중도수수료 면제까지 '대응 모드'

노윤주 기자  2026-05-29 11:56:06

편집자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한층 강화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는 별도 관리목표가 부여됐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 전환이라는 또 다른 숙제도 하달됐다. 은행은 이제 가계 빗장을 자발적으로 잠글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죄고, 다른 쪽에서는 첨단·벤처·지역으로 자금을 돌려야 하는 양면 압박이다. 이미 가계대출은 눈에 띄게 줄고 그 자리를 기업대출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정책에 따른 은행권 가계대출 흐름을 점검하고 금융 자금 재배치가 수익성, 건전성 등 은행권 전반의 영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짚어본다.
농협은행이 5월 들어 주택담보대출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규 차주가 들어오는 통로는 좁히고 기존 차주가 빠져나갈 길은 열어놓으면서 가계대출을 줄이고 있다.

배경에는 시장 흐름 변화가 있다. 지난달부터 예금은행 주담대 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1분기에 5대 은행이 가계 잔액을 일제히 덜어냈지만 2분기 진입과 함께 시장 전체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이 분기별 관리 목표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고 풀이할 수 있다.

◇1분기 가계대출 보합 유지…주택은 소폭 늘어

농협금융 1분기 IR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45조80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45조8074억원과 비교해 47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증감률이 없는 보합 상태를 유지했다.

가계대출 항목 중 일반대출은 30조147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4% 줄어들었다. 정책자금대출도 35조5700억원에서 35조1642억원으로 1.1% 감소했다. 하지만 주택자금 명목의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5조2270억원에서 115조6555억원으로 0.4%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IR 팩트북 기준으로 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농협은행만 1분기에 주담대 잔액을 늘렸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주담대는 0.7% 줄었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0.4%, 0.2% 감소했다. 우리은행도 잔액이 사실상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통계 기준에 따라 농협의 1분기 가계대출 그림이 다르게 잡히기도 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을 1조3551억원 덜어냈다. 연초 제시한 연 증가 목표인 8700억원 대비 달성률은 -156%다.

◇신규 고객 줄이고 기존 차주 상환 유도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농협은행은 상반기부터 선제적인 관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응 방식은 양 갈래로 갈렸다. 신규 진입은 좁히고 기존 잔액은 빠지도록 만들었다.

먼저 이달 6일부터 수도권 주택을 담보로 한 주담대의 모기지신용보험(MCI) 가입을 제한했다. 20일에는 같은 조치를 비수도권 주택으로 확대했다. 다만 집단잔금대출은 제외됐다. MCI 가입이 불가능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 대면 주담대 대환 취급도 한시 중단했다. 다른 은행 차주가 농협은행으로 갈아타려는 신규 유입 통로를 차단한 셈이다.

기존 차주의 주담대 상환을 유도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주담대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2024년 농협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대상이다.

통상 주담대는 실행일로부터 3년 안에 원금을 갚으면 해약금이 발생한다. 이 페널티를 한시적으로 풀어 자발적 조기상환과 타행 대환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농협은행이 이런 내부 정책을 한 번에 실행한 배경에는 추후 주담대 수요가 한 번에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한국은행 4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담대 잔액은 937조6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조7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도 1174조9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1분기 5대 은행이 만든 감소 흐름이 4월 들어 빠르게 반전된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전세자금 수요 둔화에도 주택거래 증가와 중도금 납부수요 확대 등이 4월 주담대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농협은행 입장에서는 1분기 보합 기조를 그대로 가져갈 경우 2분기 잔액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는 환경이기에 조치를 취한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최근 일련의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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