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의 역설
같은 50%, 다른 무게…갈리는 주주환원 체력
⑤KB·신한은 이미 돌파, 지방금융·우리금융은 자본관리와 성장 투자 부담
조은아 기자 2026-06-02 11: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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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들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려줄 수 있는지가 시장의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가 금융지주의 대표 전략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자본비율과 건전성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더벨이 금융지주들이 마주한 '주주환원의 역설'을 짚어본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주주환원 경쟁에 나서면서 총주주환원율 50%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해 50%를 넘어섰고 하나금융과 JB금융도 5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과 BNK금융, iM금융 역시 중장기적으로 50% 달성을 제시했다.
표면적으로는 모두 같은 숫자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지만 시장은 50% 달성이라는 목표를 서로 다른 무게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지주마다 이익 구조와 자본비율, 현금창출력, 성장 투자 수요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수치라도 이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난이도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KB·신한은 이미 50% 돌파…환원 체력 차이 뚜렷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을 살펴보면 KB금융이 52.4%, 신한금융이 50.2%로 이미 50%를 넘어섰다. 하나금융은 46.8%, JB금융은 45.0%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36.8%, iM금융은 38.8%, BNK금융은 40.4%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50% 목표를 제시하더라도 출발선 자체가 다른 셈이다.
주주환원의 핵심은 결국 현금이다. 금융지주는 자체 영업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다.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자회사들이 지급하는 배당이 사실상 가장 중요한 재원이다.
이런 측면에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과 보험, 카드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가 고르게 이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자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자회사 배당 재원 역시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업황의 영향 역시 덜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조금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까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모두 없는 구조였다. 현재는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생명을 거느리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상태다.
문제는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이 동시에 자본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생명이 그룹 내에서 안착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성장과 환원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50%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
BNK금융과 JB금융, iM금융은 또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이들 역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익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은행 의존도가 높고 지역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정 자회사의 실적 변동이 그룹 전체의 주주환원 여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와 기업대출 건전성 부담이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지방은행들은 순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충당금 부담 확대와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까지 겹치면서 자본 활용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별 자본 여력 차이도 변수다.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KB금융 13.8%, 신한금융 13.4%, 하나금융 13.4%였다. 반면 우리금융은 12.9%, JB금융은 12.6%, BNK금융은 12.3%, iM금융은 12.1%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중장기적으로 CET1비율 13%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금융지주는 자본비율 관리와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향후 건전성 규제 강화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압력도 변수로 꼽힌다. 고환율과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으로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질 경우 주주환원 확대 속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 성장과 자본비율 목표 달성,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방 금융지주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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