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농협중앙회장 선거 제도가 사상 초유의 대전환을 앞두고 있다. 농협이 정부의 조합원 직선제 도입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법안 통과시 1961년 농협 출범 이후 최초로 187만 명에 달하는 조합원 전원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수십 년간 거듭되어 온 중앙회장 선거 비리 등 고질적 병폐를 '대중적 감시'로 끊어내겠다는 구상이지만 구체적 실현 방안과 근본적인 구조 개혁 가능성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조합원 직선제 도입의 배경과 앞으로 남은 쟁점들을 짚어봤다.
농협이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전격 수용하면서 쟁점은 선거 비용을 비롯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예상 선거 비용이 약 406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는 반면 정부 측은 180억원 안팎을 내다보며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입후보자의 비용을 일부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 도입에 있어서도 비용 부담 주체를 두고 대립이 팽팽하다.
직선제의 현실적 방안에 대한 세부적 논의는 후반기 국회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선거공영제 도입의 경우 공직 선거에만 활용되어 온 만큼 세부 논리 정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후반기 국회의 원 구성 협상 결과 등이 향후 농협 개혁 논의의 속도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농협 직선제 비용 406억…정부 180억원 내외, 조합장 선거 병행해 절감 가능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5월 농협 개혁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직선제 도입에 따른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며 "특히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조합원 지원 재원의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선거공영제 도입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측은 조합원 직선제 전환시 선거 비용이 406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탁선거비로 약 319억원, 선거운동비로 약 52억원이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현행 조합장 직선제 선거 비용(4800만원) 대비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반면 농식품부 측은 관련 비용을 170~190억원 내외로 보고 있다. 이는 중앙회장 단독 선거시 예상 비용이며 추후 동시조합장선거와 병행한다면 예산은 추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023년 기준 동시조합장 선거 비용은 272억원 수준이다.
선거공영제 도입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선거공영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선거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제도로 입후보자 개인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장치다. 다만 정부 및 여당 측은 농협중앙회가 관련 비용 부담해야 한다고 개정안에 명시한 반면 농협중앙회는 정부 측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선거 비용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협의해야겠지만 국가 재정으로 협동조합 투표를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후반기 국회 논의 향방 촉각
향후 직선제 도입의 현실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선거공영제의 경우 그동안 공직 선거에만 활용되어 왔다. 농협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비용 분담 문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에 기존 공직선거법의 논리를 농협중아회장 선거에 그대로 차용할 것인지 혹은 새로운 논리를 도입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5월을 끝으로 22대 국회 전반기가 끝나면서 농협 개혁안과 관련한 논의는 멈춘 상태다. 현재 농협법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로 6월 지방선거 이후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고 나서야 추가적인 법안 논의가 가능하다.
후반기 국회의 농해수위원장 및 간사단 교체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후반기 여야의 원 구성 협상 결과에 따라 위원장 자리가 야당으로 넘어가는 경우 농협 개혁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개정안 대표 발의를 맡은 윤준병 의원의 잔류 여부도 논의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국회 원 구성이 바뀌더라도 세부적인 내용은 바뀔 수 있으나 전체적인 개혁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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