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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수혜기업 진단

LG전자 ‘로봇’ LG벤처 ‘AI’, 피지컬AI 대비 쌍끌이 장기 투자

⑤LG전자 베어·엔젤·로보스타 지분 확보, LG벤처 박태준 부사장 주목

김태영 기자  2026-06-05 09:53:13

편집자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황 CEO와 회동하는 총수 명단이 알려지자 관련 밸류체인 그룹주의 종목이 급등하며 시장은 이미 엔비디아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한 테마성 기대감을 넘어 실제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이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THE CFO가 반도체부터 피지컬 인공지능(AI)까지 엔비디아 공급망에 얽힌 기업의 재무 이면을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LG그룹은 피지컬 AI 시대를 대비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벤처투자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LG벤처)를 중심으로 '투트랙 전략'을 펼쳐왔다. LG전자가 로봇 스타트업 지분 투자와 인수에 집중했다면, LG벤처는 AI 기업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투자에 나섰다.

특히 LG벤처의 AI 투자에서는 박태준 LG벤처 부사장(사진)의 역할이 주목된다. 그는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pplied Materials)'의 벤처투자 부문 출신으로, LG그룹의 AI 투자 전략을 실무에서 이끌어온 핵심 인물이다.

◇젠슨황 방한 타이밍에 엔비디아 GPU 도입 발표, 피지컬 AI 본격 시동

5일 LG그룹에 따르면 LG는 향후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룹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과 LG전자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와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의 GPU 투자다.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회동이 예정된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국내 증시 강세 국면에서 경쟁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LG와 LG전자 주가가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AI 수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젠슨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LG그룹의 AI 역량이 다시 조명받는 분위기다.

LG그룹은 특히 로봇과 결합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긴 투자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LG AI 투자 전략의 특징은 LG전자가 로봇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LG벤처가 AI 스타트업에 광범위하게 투자하는 구조에 있다.

LG전자는 2018년 7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산업용 로봇 기업 로보스타 지분 30.03%를 확보했다. 당시 LG는 스마트폰과 태양광 사업을 정리하고 로봇과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던 시기였다. 이에 앞서 2017년에는 로보티즈(약 90억원), 엔젤로보틱스(약 3000만원)에 투자하며 주요 주주 지위도 확보했다.

이후 투자 범위는 해외로 확대됐다. LG전자는 2024년 3월 약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했다. 이어 올해 1월 약 2500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51%까지 높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재 베어로보틱스는 LG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상태다.

베어로보틱스는 서빙로봇과 방역로봇 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현지 법인인 '베어 재팬(Bear Japan)'을 운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아일랜드 등에도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앤트로픽' 알아본 LG벤처 AI 투자팀, 투자 주도한 박태준 부사장 누구

LG그룹은 하드웨어 영역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 AI 스타트업 투자에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LG벤처가 있다. LG벤처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AI, 바이오, 친환경, 소비재, 장비·소재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AI 분야 포트폴리오가 29개 기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AI 투자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생성형 AI 서비스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앤트로픽이다. 이 밖에도 컨픽인텔리전스(Config Intelligence), 덱스메이트(Dexmate), 피규어AI(Figure AI), 스킬드AI(Skild AI), 로다AI(Rhoda AI), 다이나로보틱스(Dyna Robotics) 등 로봇과 AI를 결합한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LG벤처의 투자 인력은 총 8명이다. 이 가운데 AI 투자를 주도한 인물은 박태준 부사장이다. 그는 현재 LG벤처 투자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박 부사장이 주도한 주요 투자 사례로는 앤트로픽을 비롯해 올거나이즈, 오티파이, 크레스타AI, 데이터플릿츠, 피규어AI, 흄AI, 인월드AI, 마키나락스, 풀사이드, 브랜드라이트, 덱스메이트, 다이나로보틱스, 일레븐랩스, 젠스파크AI, 스킬드AI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데이터플릿츠는 2021년 미국 데이터 기업 라이브램프(LiveRamp)에 약 6720만달러 규모로 매각되며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 마키나락스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박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5년 이상 벤처투자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특히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어플라이드벤처스(Applied Ventures)에서 약 7년간 근무하며 반도체, 장비, 소재 분야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다.

그는 2018년 LG벤처에 합류했다. 시기적으로 LG그룹이 로봇과 AI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본격 육성하기 시작한 때와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LG가 제조업 기반의 벤처투자 경험을 보유한 실리콘밸리 전문가를 영입해 AI·로봇 투자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태준 부사장(출처: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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