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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조달 전략 해부

현대카드, 5년물 유일 발행…만기 관리 두각

⑥작년 이어 장기채 규모 최상위…김치본드, ABS로 조달 다변화

정태현 기자  2026-06-10 07:51:04

편집자주

카드사 대부분은 올해 들어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CP 등 단기물 조달 규모를 늘렸다. 카드채 금리 상승과 수급 약화에 대응해 단기물로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선택이다. 다만 만기 구조가 짧아지면서 차환 부담도 커졌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조달 전략은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경영 전략과 만기 구조를 중심으로 각사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현대카드가 올해 1분기 카드사 중 유일하게 만기가 5년 이상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발행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3월 말 장기물을 발행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카드사들이 장기물 발행을 줄이고 단기 조달을 늘리는 상황에서 만기 구조 관리에 무게를 둔 행보다.

현대카드는 조달 창구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물은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를 맞추는 데 활용하고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은 단기 유동성 운용 수단으로 쓰는 방식이다. 여기에 김치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종자본증권까지 더해 조달 기반을 넓히고 있다.

◇업계 단기화 흐름에도 장기물 병행 기조 유지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5년 이상 카드채를 발행했다. 올해 3월 말 200억원 규모의 5년물을 4.2% 금리에 발행했다. 당장 금리 수준은 낮지 않지만 향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장기 조달 여건이 악화할 경우 차환 비용을 방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분기 만기 5년 이상인 여전채를 총 4500억원 규모 발행했다. 이때도 카드사 중 장기물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업권 전반에서 장기채 비중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장기 조달 기반을 일정 수준 유지한 셈이다. 3년물과 5년물 사이 금리 차가 크지 않은 구간을 활용해 조달 만기를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전채 만기 구조에서도 상대적인 안정성이 드러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카드의 3년 이내 만기 도래 비중은 72.1%로 삼성카드 69.3%, 신한카드 70.4% 다음으로 낮다.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처럼 여전채 98%가량이 3년 안에 돌아오는 구조와 큰 차이가 난다.

전단채 발행액은 지난해 1분기 475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525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지난해 1분기 발행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다. 현대카드는 통상 분기당 3조~5조원 수준의 전단채를 발행해 왔다. 올해 1분기 발행액도 이 범위 안에 들어간다.

잔액 기준으로는 단기 조달 의존도가 오히려 낮아졌다. 현대카드의 CP, 전단채 잔액 비중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1분기 1.6%로 하락했다. 발행액 증가만으로 구조적인 단기 조달 확대라고 보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김치본드 선제적 발행…신종자본증권까지 활용

현대카드는 올해 1월 2000만달러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발행액은 약 294억원이고 금리는 연환산 SOFR 복리평균금리에 0.60%포인트(p)를 더한 수준으로 산정됐다. 여전채 금리가 다시 오르는 환경에서 달러 기반 조달 수단을 활용해 금리 구조와 투자자 기반을 넓힌 사례다.

이번 발행은 한국은행이 김치본드 투자 규제를 완화한 이후 국내 기업이 공모로 발행한 첫 사례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원화 환전 목적 발행에 대한 투자 제한이 이어지면서 공모시장이 멈춰 있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10년 넘게 막혀 있던 공모 발행 창구가 다시 열렸다.

현대카드는 김치본드를 통해 해외 금리와 연동된 자금조달 창구를 확보했다. 통화스왑과 연계하면 원화채 조달 여건에 따라 금융비용을 탄력적으로 관리할 여지도 생긴다. 외화 조달 경험과 환차손실 관리 역량이 뒷받침돼야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ABS도 현대카드 조달 포트폴리오의 한 축이다. 현대카드는 2024년 달러와 유로화 ABS를 발행했고 같은 해 원화 ABS도 활용했다. 지난해 말에도 SOFR 연동 ABS를 추가로 발행하며 유동화 조달 기반을 이어갔다. 현대카드는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조달도 활용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24년 초 1200억원과 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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