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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조달 전략 해부

현대카드, 투자금융 강화 뒷받치는 장기 조달

⑦투자 자산 1년 만에 204억→3722억…장기물 발행 기조, 타사 차별화

정태현 기자  2026-06-10 13:58:12

편집자주

카드사 대부분은 올해 들어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CP 등 단기물 조달 규모를 늘렸다. 카드채 금리 상승과 수급 약화에 대응해 단기물로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선택이다. 다만 만기 구조가 짧아지면서 차환 부담도 커졌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조달 전략은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경영 전략과 만기 구조를 중심으로 각사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현대카드가 투자금융 중심으로 수익원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용판매와 카드금융 중심의 본업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신사업 자산을 더하는 흐름이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만큼 조달 만기와 유동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사 중 드물게 IR 자료에 자산·부채종합관리(ALM) 비율과 내부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한다. 장기물 발행을 상대적으로 적극 이어가는 흐름도 투자금융 확대 국면에서 의미가 커지고 있다. 투자금융처럼 회수 시점이 긴 자산을 늘릴수록 ALM의 중요성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만기 긴 자산 확대로 ALM 중요성 부각

현대카드의 투자금융 자산은 올해 1분기 3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204억원 대비 18.2배 늘었다. 2024년 말 169억원에서 지난해 말 2625억원으로 커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투자금융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취급을 본격적으로 넓힌 결과다.


투자금융 확대 흐름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현대얼터너티브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금융 계열의 사업 확장과도 맞물려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얼터너티브자산운용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카드 본업을 기반으로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영역까지 접점을 넓히는 구도다.

다만 투자금융은 신용판매 자산과 성격이 다르다. 결제성 자산보다 회수 시점이 길거나 현금흐름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자산과 부채의 만기 균형이 중요하다. 투자금융 자산이 커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부채 만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져가느냐가 관건이 된다.

현대카드의 ALM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31.5%다. 내부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125.0%를 웃도는 수준이다. ALM 비율은 자산 평균 만기 대비 차입부채 평균 만기 비율을 뜻한다. 지표가 내부 기준을 웃돈다는 것은 부채 만기를 자산 만기보다 길게 가져가며 차환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카드가 올해 1분기 카드사 중 유일하게 5년 이상 카드채를 발행한 것도 이런 만기 관리 기조에서 비롯됐다. ALM 비율과 관리 기준을 IR 자료에 함께 공시하는 것도 만기 관리를 얼마나 중요한 지표로 보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카드사들이 IR 자료에서 ALM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조달 비용률 상승세, 향후 차환 발행 금리 변수

조달 비용 측면에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의 신규 조달금리는 지난해 3.1%에서 올해 1분기 3.7%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 조달금리는 3.7%에서 3.6%로 낮아져 신규 조달 비용이 전체 차입 평균 금리를 다시 웃돌기 시작했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현대카드의 새 자금 조달 부담은 높은 편이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신규 조달금리는 3.06%고 신한카드도 3.4% 수준을 나타냈다. 장기물 관리에 신경 쓰는 카드사 중 현대카드의 신규 조달금리가 더 높은 구간에 있는 셈이다. 현대카드는 신한카드, 삼성카드와 함께 3년 이내 만기 도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카드사다.

향후 여신전문금융회사채 3년물과 5년물 사이 금리 차 향방이 조달 비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두 만기의 여전채 금리 차가 크지 않은 시점에 장기물을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분기 말 5년물을 발행한 것도 두 금리 차가 크지 않았던 구간을 활용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국면은 장기물 발행 기회가 될 수 있다. 통화정책 기대가 중단기 구간에 먼저 반영되면 3년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5년물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5년물을 택해도 3년물 대비 더 부담해야 하는 금리 폭이 작아져 조달 만기를 늘릴 유인이 커진다.

다만 물가 불안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건 변수다. 장기 구간에 기간 프리미엄이 붙고 크레딧 투자심리가 약해지면 5년물 조달 부담이 다시 커진다. 장기채 발행 시점을 잘못 잡으면 높은 금리를 오래 고정하는 부담이 생기는 만큼 3년물과 5년물 사이 금리 차를 읽는 판단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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