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의 최근 3년간 상품별 채무조정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 상품군에서 개인회생·파산·신용회복(회파복)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드론은 자산 확대 속도보다 채무조정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2024년 공격적으로 늘린 카드론 자산이 2025년 들어 관련 지표 저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와 함께 업계 대표 건전성 우량사로 꼽힌다. 하지만 상품별로 들여다보면 현금서비스 자산 대비 회파복 비중이 8%를 넘어 상위권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신용판매와 금융상품 전반에서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카드론 회파복 2400억 돌파…전 상품군서 부실 확대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3년간 모든 상품군에서 회파복 규모가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카드론이다. 카드론 누적 회파복 규모는 2023년 1681억원에서 2025년 2418억원으로 43.8% 증가했다. 상품군 가운데 절대 규모가 가장 크고 증가액도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는 357억원에서 547억원으로 53.1% 늘었고 할부는 853억원에서 1207억원으로 41.5%, 일시불은 234억원에서 340억원으로 45.4% 증가했다.
특정 상품이 아니라 신용판매와 카드대출 전반에서 채무조정 신청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일반 소비 영역인 일시불과 할부에서도 회파복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차주의 상환 부담이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4년 카드론 확대 후 2025년 부실 확대…시차 두고 나타난 후폭풍 회파복 증가 배경에는 현대카드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4년부터 카드론 영업을 확대해 왔다. 카드론 자산은 2023년 말 4조7762억원에서 2024년 말 5조7874억원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6조736억원까지 늘었다.
3년간 증가율은 27.2%로 전체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체 카드자산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23.0%에서 30.7%로 확대됐다.
문제는 회파복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카드론 회파복 규모는 43.8% 늘어 자산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월별 부실전이율 역시 2023년 초 0.3% 수준에서 최근 0.4% 안팎까지 상승했다. 카드론 확대 과정에서 유입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시차를 두고 채무조정 신청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금서비스도 비슷하다. 자산은 21.8% 늘었지만 회파복 규모는 53.1% 증가했다. 반면 할부 자산은 0.7% 감소했지만 회파복 규모는 41.5% 늘었다. 일시불 역시 자산 증가율(10.5%)보다 회파복 증가율(45.4%)이 높았다.
◇현금서비스 회파복 비중 8.18%…상위 카드사 중 가장 높아 최근 3년간 20% 넘게 늘려 온 현금서비스에서도 부실 압력이 커지고 있다. 현금서비스 자산 대비 누적 회파복 비중은 2023년 6.51%에서 2025년 8.18%로 상승했다. 현금서비스 자산 100원당 8원 이상이 채무조정 단계로 이동한 셈이다.
이는 상위 4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5.69%, KB국민카드는 5.29%, 신한카드는 4.44%를 기록했다.
월별 부실전이율도 최근 2%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론이 0.4% 수준, 할부가 0.2%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카드 내에서도 현금서비스가 가장 취약한 상품군으로 나타났다. 생활비와 주거비 등 단기 유동성 수요가 현금서비스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현대카드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금융사업 비중 확대 기조가 뚜렷했다. 카드론 자산은 27.2%, 현금서비스는 21.8% 증가했다. 반면 할부 자산은 소폭 감소했고 일시불 증가율은 10.5%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카드대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지만 채무조정 지표는 더 빠르게 악화됐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모두 자산 증가율을 웃도는 회파복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계 최상위 수준의 연체율과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상품별로 보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부문에서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2024년 카드론 확대 이후 2025년 들어 회파복 규모와 부실전이율이 동반 상승했다는 점은 향후 건전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계 카드사는 은행계 카드사보다 조달비용 부담이 큰 만큼 카드대출 수익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최근처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중심으로 채무조정 비중이 상승할 경우 향후 대손비용 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