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가 SK어드밴스드의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지분을 되사오기 위해 각각 다른 방식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한 뒤 이사회를 SK가스 인사로 재편하고 SK어드밴스드 흡수합병을 결의한 상태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의 쿠웨이트 주주 측이 보유한 지분을 현금으로 매입했다. 최근 SK어드밴스드 실적 부진 등이 반영돼 지분 가격은 쿠웨이트 주주 측 인수 당시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주주 측이 보유한 지분은 기존 해외 투자 계약의 풋옵션을 활용해 지분 교환 형태로 취득했다.
◇ 사우디 투자 사업 접고 받아온 SK어드밴스드 지분 30%
SK가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어드밴스드글로벌인베스트먼트(AGIC)가 보유했던 SK어드밴스드 지분 30%를 해외 자회사인 SK가스 페트로케미컬(SK Gas Petrochemical Pte. Ltd.)을 통해 취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AGIC는 사우디아라비아 상장사 어드밴스드페트로케미컬(APC)의 자회사다.
SK가스 페트로케미컬은 SK가스가 2019년 12월 폴리프로필렌(PP) 생산 등을 추진하기 위해 세운 싱가포르 법인이다. SK가스 페트로케미컬은 AGIC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 어드밴스드폴리올레핀인더스트리(APOC)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APOC 지분율은 AGIC가 85%, SK가스 페트로케미컬이 15%였다.
이를 통해 SK가스는 APOC, AGIC는 SK어드밴스드 지분을 보유하면서 상호 자회사에 투자하는 구조였다. 이 교차 투자는 올 3월 말 AGIC가 APOC 지분을 되사주기로 한 약정에 따라 SK가스 페트로케미컬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정리 수순을 밟았다.
SK가스는 공시를 통해 풋옵션을 행사한 APOC 지분 15%의 처분금액이 당시 환율인 달러당 1513원을 적용해 약 1956억원이라고 밝혔다. AGIC는 현금과 함께 보유했던 SK어드밴스드 지분 30%로 SK가스 페트로케미컬의 풋옵션 행사에 응했다. SK어드밴스드 주식에 매겨진 가격은 공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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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는 신규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 기존 계약을 활용해 SK어드밴스드 흡수합병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SK가스는 향후 SK가스 페트로케미컬이 확보한 SK어드밴스드 지분을 현물배당 형태로 확보할 것으로 신용평가사들은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SK어드밴스드 실적이 부진하자 해외 주주들도 투자 관계를 이어갈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며 “SK가스는 지분 확보 뒤 흡수합병을 통해 SK어드밴스드 운영의 돌파구를 찾으려 했는데 최근 유가상승 등 호재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 1163억에서 50억으로…실적 부진에 쿠웨이트 지분 가격 급락
SK어드밴스드의 다른 해외주주인 쿠웨이트 페트로케미컬인더스트리스(PIC)는 사우디아라비아 측보다 앞선 올 2월 보유 중인 지분 25%를 현금 매각했다. 올해 SK가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지분 이전 대가는 약 50억원이다.
쿠웨이트 PIC가 SK어드밴스드 주식을 확보한 건 2016년 초다. 당시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 해당 지분을 약 1163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10여년 사이에 해당 지분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셈이다.
SK어드밴스드는 작년까지 5년 연속으로 연간 100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이 기간 누적 순손실 규모만 67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에 작년 말 발생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면 SK어드밴스드 순자산의 공정가치는 작년 말 기준으로 마이너스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산된다. 올 초 쿠웨이트 PIC가 SK가스에게 매각한 지분의 가격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AGIC의 지분 인수 가격은 SK가스 공시에 아직 나와있지 않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 PIC 측과 비슷한 가격 수준에서 지분을 매입한 지도 확인할 수 없다. SK가스 관계자는 "지분 매입 금액을 별도 공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 상대방인 AGIC의 모회사 APC의 재무제표에는 가격을 일부분이라도 추정해 볼 수 있는 단서가 있다. APC는 1분기 공시에서 AGIC를 통해 SK가스 페트로케미컬로부터 APOC 지분 15%를 취득하며 6억500만 사우디리얄을 대가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당 1513원을 적용한 환율로 약 2441억원 규모다. 이 인수에 대한 현금 미지급금이 4억8480만 사우디리얄(약 195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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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가에서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1억2036만 사우디리얄(약 486억원)을 AGIC가 SK가스 페트로케미컬에 넘긴 SK어드밴스드 지분 30%의 가격으로 볼 수 있다. AGIC가 보유하던 약 102만 주로 나누면 주당 4만7600원 수준이다. 이는 쿠웨이트 지분에 치른 주당 5856원의 약 여덟 배가 된다.
다만 이 가격은 AGIC가 APOC 지분 15% 인수대가를 1분기 중 현금으로 일부 지급했다면 달라질 수 있다. 공시상 APC도 SK어드밴스드 지분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했다는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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