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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실적 리뷰

네패스, 영업익 세배 늘었지만 FO-PLP 손실 지속 반영

①반도체 부문 영업익 107억, 지배주주 순손익 적자…부실 사업 정리·새 투자 추진

허인혜 기자  2026-06-25 15:56:58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역사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HBM 투자가 확대되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고객사 투자 지연과 재고조정, 중국향 매출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에 기업별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반도체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네패스가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연결 분기순이익도 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지(FO-PLP) 중단영업 영향으로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분기순손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범핑과 테스트를 중심으로 한 계속사업의 수익성은 빠르게 회복됐지만 철수 절차를 밟고 있는 네패스라웨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업의 회복이 과거 대규모 투자사업의 잔여 손실을 아직 완전히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네패스와 상장 자회사 네패스아크가 패키징과 테스트로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100% 자회사로 편입한 네패스라웨는 계속영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분리된 채 최종 손익에 반영되고 있다.

◇전사 영업익 109억 중 반도체 부문이 107억

네패스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 대부분은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했다. 분기보고서 내 영업부문에 대한 공시를 참고하면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7억2200만원이었다. 2차전지 부문이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전자재료 부문의 영업이익도 4억원에 그쳤다. 전체 영업이익 108억7000만원의 대부분을 반도체 사업이 창출한 셈이다. 내부거래를 제거한 반도체 부문 매출은 약 970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72%를 차지했다.

네패스그룹의 반도체 사업은 모회사의 범핑·웨이퍼레벨패키지(WLP)와 상장 자회사 네패스아크의 테스트로 나뉜다. 네패스는 재배선층(RDL)과 구리기둥범프(CPB) 기술 등을 활용해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RF 반도체를 패키징한다. 네패스아크는 패키징 이후 웨이퍼 테스트와 파이널 테스트를 담당한다.

올해 1분기 네패스아크는 매출 299억4400만원과 순이익 26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모회사의 범핑 물량 증가와 테스트 자회사의 흑자가 맞물리면서 패키징·테스트 수직계열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고정비도 줄었다. 감가상각비와 상각비는 지난해 1분기 278억2000만원에서 올해 223억3200만원으로 약 55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분은 대부분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했다.

WLP 생산실적도 지난해 1분기 19만457장에서 올해 20만7200장으로 8.8%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생산능력이 22만1400장에서 24만6200장으로 11.2% 확대되면서 평균 가동률은 86.0%에서 84.2%로 1.8%p(포인트) 낮아졌다.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높은 가동률을 기록하면서 영업부문의 수익 영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FO-PLP의 숨은 손실…중단영업손실 50억원

네패스라웨의 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지(FO-PLP) 사업은 중단영업으로 분류해 계속영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는 제외되지만 최종 분기순이익에는 별도로 반영된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9억원에는 정리 대상 사업의 손실이 포함되지 않은 셈이다.

네패스는 2020년 FO-PLP 사업을 물적분할해 네패스라웨를 설립했다. 원형 웨이퍼 대신 사각 패널에서 다수의 반도체를 패키징해 생산효율을 높이는 기술이었지만 수율과 고객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비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매출이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서 적자와 차입 부담이 누적됐다.

그래픽=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1분기 연결 중단영업손실은 50억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3억5400만원보다 약 13억원 줄었다.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기준으로는 계속영업에서 37억8800만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중단영업손실 44억800만원이 이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손익은 전년 동기 88억8000만원 흑자에서 올해 6억19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손익은 자회사 이익 중 외부 주주 몫을 뺀 모회사 주주 몫의 수익을 보여준다. 특히 네패스처럼 흑자를 내는 자회사와 연결에서 제외되는 중단영업 기업이 있는 경우 연결 분기순이익만으로는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네패스라웨와 종속기업의 요약재무정보에서도 부담이 확인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고 순손실은 74억9100만원을 기록했다. 3월 말 자산은 474억8700만원, 부채는 2520억2900만원으로 자본은 마이너스(-) 2045억4200만원이었다. 사업을 중단한 이후에도 법인과 자산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손실과 재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아크 지분으로 라웨 FI 정리…구조조정은 진행형

네패스는 FO-PLP 사업을 중단영업으로 분류하고 네패스라웨와 관련 자산의 정리 절차를 진행해왔다. 필리핀 생산법인 네패스하임은 유형자산 매각 계약을 체결해 설비를 순차적으로 처분하고 있다. 네패스라웨 법인과 잔존 자산의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적 투자자와의 관계도 정리했다. 네패스는 지난해 초 네패스라웨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과 전환사채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네패스아크 주식과 현금을 대가로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네패스라웨는 네패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네패스의 네패스아크 지분율은 37%대로 낮아졌다.

현재 지분구조만 보면 흑자를 내는 네패스아크의 지분은 37.23%만 보유한 반면 대규모 자본잠식 상태인 네패스라웨는 100% 보유하게 됐다.

그룹 재무지표는 일부 개선됐다. 1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1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6억원 늘었고 차입금과 사채를 합한 차입금은 3384억원에서 3301억원으로 줄었다. 순차입금비율도 102.1%에서 92.4%로 낮아졌다.

네패스그룹은 부실 사업 정리와 동시에 새로운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 팹투어 리포트 등을 참고하면 네패스는 12인치 CPB와 RDL을 기반으로 AI GPU용 PMIC와 메모리 컨트롤러, 실리콘 캐패시터 등의 신규 패키징을 준비하고 있다. 네패스아크도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확대에 나섰다.

향후 관건은 네패스라웨의 매각과 자산 정리를 통해 중단영업손실을 얼마나 빠르게 축소할 수 있는지다. 동시에 신규 AI 패키징·테스트 투자가 과거 PLP 사업과 달리 고객 물량과 이익으로 조기에 연결되는지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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