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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실적 리뷰

ISC, 고객 물량 전제로 증설…4000억 캐파는 내년부터

②연 생산능력 2900억→4000억 상회 전망…연내 증설 후 램프업 거쳐 2027년 매출 기여

허인혜 기자  2026-06-24 14:32:57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역사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HBM 투자가 확대되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고객사 투자 지연과 재고조정, 중국향 매출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에 기업별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반도체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반도체 테스트소켓 업체 ISC가 베트남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연간 2900억원 수준인 테스트소켓 생산능력을 4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이다. 호황기 시장 전망에 기댄 선제 투자가 아니라 고객사와 협의된 물량을 전제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ISC의 설명이다.

공장을 연내 완공하더라도 신규 설비를 안정화하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램프업(ramp up) 기간이 요구된다. 증설 효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2027년이 될 전망이다. 올해 믹스개선과 함께 AI향 매출의 비중을 목표대로 확대해간다면 내년부터는 늘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 2900억 캐파 한계 접근…1·2공장서 1100억 추가

ISC는 생산능력을 공시하지는 않는다. 소량 다품종 주문생산 방식으로 제품마다 생산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ISC의 현재 연간 테스트소켓 생산능력을 매출액 기준 약 29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10월 베트남 1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연내 2공장까지 신설한다는 목표다. 베트남 1공장 증설로 약 300억원, 2공장 신설로 약 800억원의 생산능력이 추가되면 전체 생산능력은 약 4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그래픽=클로드가 생성한 이미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 683억원을 단순 연환산하면 2732억원이다. 1분기는 연간 실적을 전망하기에는 짧은 기간이고 고객 맞춤형 주문제작 방식을 쓰는 ISC의 실적은 분기마다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재 생산능력과 비교하면 추가 설비 확보가 필요한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생산기지 통합과 제조공정 자동화도 병행한다. 생산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품질과 납기, 제조비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증설의 전제는 고객 수요다. ISC IR부문 관계자는 "협의된 물량이 전제이기는 하다"며 고객사와 논의 중인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고객사와 협의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ISC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단서를 남겼다. ISC에 따르면 회사는 신규 주문형반도체(ASIC) 고객사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고객사를 확보했다.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도 전분기보다 5%p(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기존 고객사에서 공급 점유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신규 고객까지 추가되면서 현재 설비만으로는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고객사와 공급 안정성과 물량 확보를 위한 장기공급계약도 논의하고 있다.

◇공장 연내 완공, 매출은 내년 본격 반영…램프업 시차

공장의 연내 완공을 목표하지만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정망이다. 설비를 반입하고 생산공정을 안정화한 뒤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과 생산량을 맞추는 램프업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ISC 관계자는 "10월까지 완공하더라도 회사도 램프업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증설 이후 늘어난 생산능력이 매출에 반영되는 것은 내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에는 증설 효과가 일부 반영될 수 있지만 외형을 크게 끌어올리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관계자는 "일부 반영되는 부분은 있겠지만 올해 당장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증권업계 역시 ISC의 연간 생산능력이 올해 약 2900억원에서 2027년 4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설 투자는 올해 진행되지만 매출 확대는 설비 안정화와 고객사 양산 일정에 맞춰 한 박자 늦게 나타나는 구조다.

고객사별 수주와 매출의 리드타임도 평균을 내기 어렵다. ISC는 주문제작 방식으로 테스트소켓을 공급해 기존 양산제품은 비교적 빠르게 납품할 수 있지만 신규 반도체는 설계와 샘플 제작, 고객사 테스트와 양산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ISC 관계자는 "고객사마다 정책이 달라 길게 가져가는 고객사도 있고 짧게 가져가는 고객사도 있다"며 일률적으로 수주부터 매출까지의 기간을 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ISC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회사는 주요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을 검토하는 동시에 테스트소켓 판매가격 인상도 협의하고 있다. 장기계약으로 물량 가시성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가격을 조정해 증설 이후 외형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본사가 수주하고 베트남서 생산…매출 증대 목표 투자 중

베트남 법인은 ISC의 생산 거점으로 기능한다. 본사가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뒤 베트남 법인에 생산을 맡기고 완성된 테스트소켓을 다시 본사가 받아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ISC 관계자는 "ISC가 발주를 받은 뒤 베트남에 생산을 맡기고, 베트남에서 만든 제품을 본사가 가져와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법인에서는 설비와 운전자본 투입이 먼저 발생하고 매출은 본사를 통한 이후 제품 납품 이후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ISC 베트남 법인은 올해 1분기 약 138억원의 매출과 약 1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손익상으로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13억7000만원의 유출을 나타냈다. 투자활동에서도 약 64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그래픽=클로드가 생성한 이미지

순이익과 현금흐름의 차이는 증설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지표다. 법인이 회계상 이익을 내더라도 설비투자와 원재료 확보에 현금이 먼저 투입되면 생산능력이 실제 매출로 전환되기 전까지 현금 유출이 이어질 수 있다. ISC는 지난해 5월 베트남 생산법인 ISC VINA Manufacturing Company Limited의 44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00%를 확보하기도 했다.

1분기 말 ISC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합계 3467억원이다. 증설 투자 자체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회사는 베트남 생산능력 확대를 우선적인 현금 활용처로 두고 있으며 차입이나 유상증자 없이 내부 현금흐름으로 투자를 감당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성장 동력이 AI와 시스템레벨테스트(SLT)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증설된 생산능력이 외형 성장의 밑거름이 될 예정이다. 2026년 1분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성장 동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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