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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줄인 하나투어, 선급금에 현금 묶였다

1분기 영업현금 전년 대비 감소…금융상품 회수해 자사주 매입, 유동성 100억 축소

안준호 기자  2026-07-15 08:53:2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하나투어가 올해 1분기 수익성 개선에도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전년보다 줄었다. 여행상품 관련 재고를 대폭 줄이며 현금을 회수했지만 항공권과 숙박시설 등 상품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지급한 자금이 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주주환원을 위한 자기주식 취득도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는 단기금융상품 일부를 회수해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동시에 160억원 넘는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최근 내정된 조좌진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프리미엄 여행과 인바운드,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할 예정인 만큼 주주환원과의 현금 배분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고 178억 줄였지만 선급금 373억 증가

14일 하나투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90억원 안팎으로 전년 동기 235억원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개선됐지만 손익 증가가 현금흐름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운전자본 변화가 영업현금을 끌어내렸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에 따른 자산·부채 변동으로 약 60억원이 유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운전자본에서 약 20억원이 유입된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현금흐름에 미친 영향이 반대로 바뀌었다.

순이익 증가분 가운데 현금 유입을 동반하지 않은 일회성 이익도 포함됐다. 종속기업 에스엠면세점이 올 1월 파산선고를 받고 연결범위에서 제외되며 회계상 처분이익이 75억원 가량 반영됐다. 실제 현금으로는 유입되지 않는 항목이기 때문에 영업현금흐름에선 제외됐다.

가장 변화가 컸던 항목은 선급금이다. 하나투어의 연결 선급금은 지난해 말 462억원에서 올해 3월 말 834억원으로 373억원 증가했다. 현금흐름표에서도 선급금 증가로 372억원이 넘는 현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사가 향후 판매할 항공권이나 호텔 객실, 현지 상품 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거래처에 먼저 지급한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자산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말 462억원이던 재고는 3월 말 284억원으로 17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도 재고 감소로 368억원이 유입됐던 데 이어 올해도 기존 재고를 판매하거나 회수하면서 영업현금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재고 감소 효과만으로 선급금 증가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관광수탁금 감소로도 331억원가량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관광수탁금은 고객에게 받은 여행대금 가운데 항공사와 호텔 등 거래처에 지급할 금액으로, 상품 판매와 대금 정산 시점에 따라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는 항목이다.


◇금융상품 219억 회수, 자사주 매입에 163억 투입

영업현금이 감소했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오히려 늘었다. 하나투어의 연결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817억원에서 올해 3월 말 931억원으로 114억원 증가했다. 투자활동에서 단기금융상품을 회수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은 1967억원에서 1748억원으로 219억원 감소했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산한 유동성은 2784억원에서 2679억원으로 105억원 줄었다. 현금성자산만 놓고 보면 곳간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실제 유동성은 소폭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주주환원을 위한 현금 지출도 이어졌다.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자기주식 취득에 163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12월 결정한 총 396억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가운데 남은 물량을 올해 3월 초까지 취득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는 2025년 말 44만5000주를 보유한 데 이어 올해 추가 매입을 진행했으며 취득한 자사주는 연내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재무활동에서는 2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유출됐다. 2025년도 결산배당으로 확정한 약 180억원은 3월 말 미지급배당금으로 계상돼 있어 실제 현금 지급은 2분기 현금흐름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로 보면 주주환원에 따른 현금 유출 규모는 1분기보다 더 커질 수 있다.

하나투어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연결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고 10% 이상을 자기주식 취득·소각에 사용한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현금창출력을 회복한 뒤 배당과 자사주를 병행하며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내정된 조좌진 신임 CEO 역시 프리미엄 여행과 인바운드, AI 기반 디지털 혁신을 중장기 전략으로 내걸었다. 당장 여력이 부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선급금 증가와 배당 지급, 자사주 매입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새 경영진이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면서 성장 사업에 어느 정도의 현금을 배분할지가 향후 현금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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