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비우호적인 전방 산업 여건에도 5%대 영업이익률을 사수하면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익 창출이 차입금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아 신용등급 상향에 제약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HD한국조선해양 등 약 7조원 규모의 보유 자산 활용 방안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CC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약 1조7000억원, 영업이익 약 11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지난 1분기 KCC 매출액은 1조6264억원, 영업이익은 881억원이었다. 컨센서스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상반기 기준 매출액 약 3조3000억원, 영업이익 약 2000억원이 예상된다. 약 6% 수준의 영업이익률이다.
영업이익률 4%대는 KCC의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CC의 등급 상향 검토요인으로 ‘영업이익률 4% 이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5배 이하’ 등을 제시하고 있다. KCC는 건자재·도료 등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어 전방인 건설경기 둔화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동차·선박 도료 사업의 수익성이 뒷받침된 덕분에 상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는 모습이다.
KCC의 신용등급은 지난 2020년 AA0에서 AA-로 낮아진 이후 6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KCC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6.6% △2022년 6.9% △2023년 5.0% △2024년 7.1% △2025년 6.6% 등을 나타내며 지난 5년간 상향 트리거인 4% 선을 여유있게 웃돌았다. 그럼에도 AA0 등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차입금 규모가 꼽힌다.
지난 2019년 2조원대였던 KCC의 차입금은 글로벌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5조원대로 불어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도 KCC의 차입금은 5조6225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1993억원) 대비 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KCC의 연간 EBITDA는 8000억~9000억원으로, EBITDA 대비 총차입금 규모는 6~7배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제시하고 있는 또다른 상향 트리거인 ‘EBITDA 대비 총차입금 5배 이하’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지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차입금을 현재보다 1조원 이상 낮춰야 한다.
다른 신용평가사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KCC의 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EBITDA 대비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을 각각 2.5배, 3.5배 이하를 충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KCC의 순차입금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4조원 수준으로, EBITDA 대비 배수는 4.6배였다. 적게는 1조원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 순차입금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KCC는 차입금 감축을 서두르지는 않는 모습이다. 대신 차입 비용을 줄여나가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기존 2조원 규모의 모멘티브 인수금융을 지난해 교환사채(EB) 6억5000만달러(약 8828억원), 국민은행 보증 외화채 약 1조원 등으로 리파이낸싱하면서 금리 부담을 낮췄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10.5%, HD한국조선해양 지분 3.9% 등 타법인 주식을 대규모 보유하고 있어 차입금을 줄일 여력은 충분하지만, 보유 주식 유동화와 관련한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 시가 기준으로 삼성물산 지분은 약 6조원 규모, HD한국조선해양 지분은 약 1조원 규모로 KCC의 전체 차입금(5조6225억원)을 뛰어 넘는다.
KCC 측은 “지난해까지는 이자비용 절감에 무게를 두고 리파이낸싱을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부터는 차입 부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