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퍼레이션이 제조·유통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거래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영향으로 매출채권이 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다만 투자 확대와 자금 조달을 병행하면서 유동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확대된 운전자본이 안정적인 현금 창출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거래 확대·사업 다변화에 운전자본 증가…영업현금 유출 지속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2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2557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크게 줄었지만 거래 확대에 따른 운전자본 증가 영향으로 현금 유출이 이어졌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은 508억원 수준이었다. 분기순이익 111억원과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조정 항목 397억원이 반영됐지만 순운전자본 변동으로 652억원이 유출되면서 최종적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감소했다.
운전자본 증가는 글로벌 거래 확대에 따른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 말 매출채권은 1조429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600억원 증가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외상매출금 규모도 함께 확대됐다. 반면 재고자산은 3153억원에서 3035억원으로 감소해 재고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
매입채무 역시 5055억원에서 6866억원으로 증가했다. 거래 규모가 확대되면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가 동시에 늘어난 종합상사 특유의 사업 구조가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제조와 유통 중심의 직접 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운전자금 수요도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최근 호주 산업장비 유통·렌탈 기업 렌트콥(Rentcorp)과 자동차 부품 제조사 시그마를 잇달아 편입했다. 단순 중개 무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사업 비중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운전자본 확대 역시 제조와 유통 중심 구조로 사업 영역이 넓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투자·유동성 관리 병행…남은 과제는 현금 전환 현대코퍼레이션은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사업 다변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100억원보다 현금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유형자산 취득에 약 179억원을 투입했고 공동기업과 관계기업 투자에도 약 45억원을 집행하며 제조와 유통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늘어난 투자 수요와 운전자금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조달도 병행했다. 올해 1분기 단기차입금은 2808억원 증가했고 장기차입금은 386억원 늘었다. 회사채도 약 398억원 발행했다. 반면 단기차입금 1253억원과 장기차입금 54억원, 회사채 400억원을 상환하며 차입 구조 조정에도 나섰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차입 확대와 상환을 병행하며 단기적인 유동성 관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7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119억원 증가했다. 영업활동에서는 운전자본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이 발생했지만 재무활동을 통해 투자 재원과 운영자금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유동성을 유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단기적인 현금 보유 규모보다 확대된 운전자본이 실제 현금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지에 쏠리고 있다. 최근 편입한 렌트콥과 시그마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기존 글로벌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구조 역시 한 단계 더 고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코퍼레이션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거래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이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매출채권 회수 속도가 개선된다면 수익성과 현금 흐름도 함께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