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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부채 줄인 부동산 투자전략

②씨티스퀘어빌딩, 리츠로 비히클 변경…펀드 차입금 연결서 제거

고진영 기자  2025-07-02 08:28:52
현대코퍼레이션의 차입규모는 최근 크게 증감을 반복했다. 특히 지난해 차입금이 대폭 줄면서 재무지표가 개선됐는데, 이유는 회사가 투자 중인 씨티스퀘어 빌딩에 있다. 투자구조를 바꾼 덕분에 '눈엣가시'였던 연결 부채가 사라졌다. 올해 다시 차입금이 불어나긴 했으나 대부분 무역금융인 만큼 사실상 빚이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말 현대코퍼레이션의 연결 총차입금은 509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7855억원)과 비교하면 3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거의 40%에 가까운 차입금이 갑자기 급감한 데는 부동산 투자 형태에 변화를 준 영향이 컸다.

앞서 현대코퍼레이션은 2019년 6월 한강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 한강국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3호(이하 씨티스퀘어 펀드)'를 통해 씨티스퀘어에 투자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옛 알리안츠생명 서소문사옥으로 알려진 빌딩이다. 당시 현대코퍼레이션은 300억원을 들여 전체 에퀴티 조달액(1525억원) 20%를 책임졌으며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져갔다. 합의한 인수가는 2930억원이다.

문제는 투자금액이 많지 않은데도 회계감사인이 시티스퀘어 펀드를 현대코퍼레이션의 연결대상으로 편입했다는 데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부동산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고 있었던 데다, 매각차익의 50%를 분배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씨티스퀘어 펀드는 2020년 말 기준으로 차입금 3095억원을 포함해 부채 3223억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차입금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탓에 현대코퍼레이션의 차입금은 2018년 3434억원에서 2019년 6390억원으로 급증한다. 이후로도 재무지표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펀드의 만기가 지난해 하반기로 다가오면서 문제를 해소할 기회가 왔다. 씨티스퀘어 빌딩이 매물로 나오자 현대코퍼레이션은 차익을 챙겨 물러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우선매수권을 행사했다. 다만 직접 인수하진 않고 신한리츠운용을 파트너로 세웠다. 신한리츠운용이 만든 리츠가 빌딩을 사들이고 현대코퍼레이션이 자금을 태우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현대코퍼레이션은 펀드 청산을 통해 기존 투자금과 329억원의 매각차익을 회수했다. 그 뒤 빌딩을 인수한 새 리츠(신한알파서소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우선주 730억원(41.24%), 보통주 100억원(5.65%)을 넣었다. 투자를 유지하면서 비히클(vehicle)만 갈아탄 셈이다.

투자규모가 늘었지만 재무지표는 오히려 좋아졌다. 부동산펀드가 연결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대해 현대코퍼레이션은 2종 수익증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펀드 차입금 전부에 대해 사실상 상환부담이 있다고 보긴 힘들었는데 회계상 현대코퍼레이션의 차입금으로 나타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 차입금이 급감한 배경이다.

올해의 경우 1분기 연결 총차입금이 7840억원을 기록,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출채권이 늘어 단기적인 운전자금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차입부담은 여전히 수치상의 지표를 크게 밑돈다고 봐야 한다. 차입금 대부분을 무역금융이 채우고 있어서다.


현대코퍼레이션의 무역금융은 수출 매출채권 회수를 통해 상환되는 D/A Nego(인수인도조건 네고) 차입금이 3629억원, 매입채무 성격의 유산스(Usance) 차입금이 2323억원 등이다. D/A Nego는 수출 매출채권 회수를 통해 상환되고, 유산스 차입금은 본질적으로 매입채무와 같다.

올해 증가폭도 대부분 무역금융 증가로 생겼다. 무역금융을 제외할 경우 현대코퍼레이션의 차입금은 리스부채(156억원)를 포함해 1889억원으로 줄어든다. 작년 말(188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는 “무역금융은 거래와 함께 생겼다가 사라지는 자기상환적 성격이 강하다”며 “은행대출이나 회사채와 달리 실질적인 상환부담이 작다는 점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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