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30명 남짓에서 시작한 에스트래픽은 10년 만에 9배 가까이 회사를 키웠다. 그 배경엔 수십년간 쌓아온 업력, 전문인력이 뒷받침하는 기술력이 있다. 부정 승차를 방지하는 요금게이트 시장이 미국에서 확대되면서 기술이 준비된 에스트래픽이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현재 에스트래픽 임직원은 본사 기준으로 250여명 수준이다. 이중 약 70%에 가까운 규모가 기술본부 관련 인력으로 알려졌다. 기술본부 다음으로 큰 조직은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연구소가 꼽힌다. 임직원의 14~15% 정도가 소속돼 있다.
경력을 보면 전체의 45% 정도가 20년 이상, 70% 이상이 10년 이상의 전문인력으로 이뤄졌다. 회사 최대주주인 문찬종 대표 역시 삼성그룹 시절부터 실무를 오래 담당한 인물이다.
애초 문 대표는 1986~1998년 삼성전자에서 교통사업팀 영업대표로 있었다. 이후 에스트래픽의 전신인 도로교통사업 부문이 삼성SDS로 옮겨가자 그도 같이 이동해 교통인프라사업팀장으로 15년간 일했다. 삼성그룹에 몸담은 기간만 수십년이다.
하지만 2013년 사업이 떨어져나오면서 문 대표가 삼성SDS 동료 약 30명과 함께 에스트래픽을 설립했다. 회사의 2대주주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있는 이재현 사장이 문 대표와 함께 분사 당시부터 같이 회사를 키워왔다.
그 외에도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종필 부사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이강익 부사장, 영업1본부 김종엽 부사장과 최승호 상무, 기술1사업부 박동연 상무, 연구소 H/W총괄 박종현 상무, 연구소 S/W총괄 서기식 상무, 경원지원실 김홍중 상무, MaaS(통합교통서비스)사업부 이경철 상무 등 핵심임원 다수가 회사 설립 때부터 있었던 초기 멤버들이다.
실제로 에스트래픽이 최근 미국에서 줄줄이 수주에 성공한 데도 기술적역량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역무자동화(AFC)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에스트래픽은 평가총점 93.2점으로 현지 경쟁사인 컨듀언트(83.1점)와 큐빅(78.3점)을 크게 앞섰다. △기술 △가격 △회사 자격 △인터뷰 등 4개 기준 가운데 가장 크게 점수가 벌어진 부분이 기술 항목이다.
에스트래픽은 기술지표에서 36점을 받아 29점인 컨듀언트, 26점에 그친 큐빅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반면 가격점수의 경우 19.5점으로 큐빅(20.0)보단 오히려 떨어졌고 컨듀언트(19.4)보단 0.1점 앞섰을 뿐이다. 저가공세가 아닌 기술적 우위로 미국 대형사업자를 제쳤다는 점에서 성장성을 더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
현재 연구소를 총괄하는 것은 CFO 이강익 부사장이다. 연구소장인 그 아래서 서기식 상무가 S/W팀, 박종현 상무가 H/W팀, 김광희 수석이 KRTCS(한국형 무선 통신 기반 열차제어 시스템)팀을 각각 이끈다.
연구개발비로는 매년 약 60억원가량, 매출의 4~5% 안팎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SDS 시절 △통행요금 징수 시스템 △무선 인식 태그를 이용한 징수 시스템 등 11개(존속만료일 유효한 특허권 기준)의 특허권을 확보했으며 분사 당시 자산양수도를 통해 취득했다. 이후로도 꾸준한 연구개발 활동으로 △하이패스 과금 시스템 및 제어방법 △교통카드 시스템 △결제카드 시스템, 등 35개 특허권을 더 추가했다.
해외 수주를 견인하는 AFC 관련 기술의 경우 태그리스(AFC-Tagless) 사업도 국내에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직접 태그하지 않고도, 블루투스 등 스마트폰 무선통신을 활용해 게이트 통과시 요금이 자동 지불되도록 하는 결제 방식이다. 사당역과 옥수역, 동작역, 용답역 등 4개 역사에 우선 구축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다.
특히 에스트래픽이 다른 3개 업체와 경합 중인 뉴욕 메트로(MTA) 페어게이트(Faregate)사업을 수주할 경우 추후 AFC 시장에서 기술적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이다. MTA가 기술적으로 엄격한 사양을 요구하는 데다 규모를 감안할 때 장기계약을 통해 지속적인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샌프란스시코 사업을 가져올 당시 에스트래픽이 받았던 평가를 감안하면 MTA 수주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평이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BART(교통운영기관)는 에스트래픽의 센서와 모니터링 설비를 최첨단이자 현대적이고, 사용하기 편하다고 평한 것으로 전해진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BART의 실비아 램 부총괄은 에스트래픽의 요금게이트를 두고 "이 문을 통과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