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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산건전성 지표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상각·매각으로 줄여왔던 부실자산이 올해 들어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무수익여신은 사상 처음 6조원을 넘어섰고 고정이하여신도 반년 만에 20% 넘게 불어났다. 기업대출에서 시작된 부실이 연체율 상승과 함께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다만 은행들도 부실채권 정리와 충당금 적립으로 맞서고 있어 방어력이 소진된 상황은 아니다. 주요 은행의 부실자산 흐름과 원인, 건전성 관리 전략을 짚어본다.
하나은행 부실 지표가 상반기 큰 폭 변동했다. 중앙그룹 기업회생 신청으로 관련 여신이 한꺼번에 부실로 분류되면서다. 무수익여신 규모와 증가 폭 모두 5대 은행 중 가장 컸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고 보면 부실을 예년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상·매각 확대와 취약 차주 밀착 관리로 연말까지 건전성 지표를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대형 부실 영향 컸다…일회성 빼면 예년 수준 올해 반기 말 기준 하나은행 무수익여신은 1조6828억원으로 작년 말 1조904억원 대비 54.3% 늘었다. 총여신 대비 무수익여신비율도 0.30%에서 0.44%로 올랐다. 고정이하여신(NPL) 역시 1조8523억원으로 반년 새 44.8% 늘었고 NPL비율은 0.35%에서 0.48%로 상승했다.
증가분은 기업에서 나왔다. 기업 무수익여신은 6930억원에서 1조2876억원으로 85.8% 늘어난 반면 가계는 3952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NPL도 같은 구도다. 기업이 8817억원에서 1조4571억원으로 65.3% 증가하는 동안 가계는 3974억원에서 3952억원으로 줄었다.
기업 부실 지표가 급격히 악화된 건 개별 대형 여신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중앙그룹 익스포저가 가장 많았던 은행으로 회생절차 개시에 따라 여신 재분류를 진행했다. 하나금융이 최근 실적발표에서 밝힌 회생 관련 신규 NPL은 그룹 기준 약 4200억원이다.
중앙그룹 건을 제외하면 흐름은 다르게 읽힌다. 경상적으로 새로 발생한 NPL은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전반적인 건전성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실제 은행의 연체율은 2분기 말 0.40%로 전분기 0.39%와 비슷한 수준에서 관리했다.
추가로 경계할 지점이 없는 건 아니다. 경기 영향으로 중소기업의 업황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말 하나은행 중소기업 연체율은 0.59%로 지난해 말 0.47% 대비 0.12%포인트(p) 올랐고 개인사업자(SOHO)도 0.56%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환율·고유가 지속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기업 차주의 영업실적과 재무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라며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중소기업과 소호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버리지 하락엔 담보 특성 영향…연내 다시 끌어올린다 부실 증가로 하나은행의 반기말 NPL 커버리지 비율은 100.35%로 1년 전 138.68%보다 38.33%p 내려갔다. 다만 이 수치를 방어력 약화로만 읽기는 어렵다. 연체자산의 약 90%가 담보부 여신인 포트폴리오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담보부 여신은 고정이하로 분류되더라도 담보의 회수 가능 가치를 반영해 충당금을 산정한다. 이 때문에 무담보 여신 대비 적립 비율이 낮게 산출된다. 담보가치와 예상 회수액을 함께 고려한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정리 작업에는 이미 속도가 붙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7233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매각했고 하반기에는 규모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2분기 대손충당금전입액도 2388억원으로 그룹 전체 적립액의 55%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앙그룹 회생 관련 적립분은 520억원이다.
6월 말 기준 86.4%까지 내려간 그룹 NPL 커버리지비율도 연말까지 100% 이상으로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맞춰 관리 체계도 적극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부실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밀착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집중 신용 감리로 부실 위험 차주를 조기에 선정해 선제 관리하고 있다"라며 "연체대출관리 TFT와 크레딧코스트 협의회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거액 고정이하여신과 편입 가능성이 높은 여신까지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 채권의 적시 상·매각으로 건전성 방어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