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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투자 4배 늘려도 유동성 1.4조…곳간 더 채웠다

운전자본 부담 줄며 영업현금 2835억…CAPEX·바이오 출자 재원 뒷받침

유영진 기자  2026-09-01 15:19:5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오리온이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를 크게 늘리는 동안 현금 창출력도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액은 4배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이를 웃돌았다.

유동성은 1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2028년까지 추진하는 1조원대 생산시설 투자(CAPEX)를 뒷받침할 기반을 갖춘 셈이다. 식품사업 투자와 바이오 후속 출자 및 주주환원을 병행할 재무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영업현금 84.7% 증가…본업 현금창출력 확대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4.7% 증가한 규모다.

현금흐름 개선에는 운전자본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에 따른 자산·부채 변동액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1056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축소됐다. 운전자본 부담 완화가 영업현금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부채 감소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도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입채무와 기타유동부채가 감소하면서 관련 항목에서 약 1600억원이 유출됐다. 올해 같은 항목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약 500억원으로 줄었다.

늘어난 영업현금은 투자 확대를 감당하는 데 쓰였다. 상반기 유형·무형자산 취득액은 1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3% 증가했다. 이를 제외한 잉여현금흐름은 1099억원으로 플러스를 유지해 자체 현금으로 투자 확대를 감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상품 회수해 투자 대응…1조1530억 CAPEX 기반 확보

오리온은 설비투자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기타유동금융자산을 회수하면서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순유입을 기록했다. 배당을 늘리고도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1조원대 생산시설 투자를 이어갈 여력도 갖췄다.

오리온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투입한 현금은 168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88.4% 증가했고 건설중인자산도 2421억원으로 세 배 넘게 불어났다. 국내외 공장 신설과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자금 집행이 늘어났다.

하지만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888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단기 금융상품에서 순유입된 금액이 3509억원으로 투자 자금을 넘어선 영향이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단기 금융자산은 상반기 동안 2882억원 감소했다.

재무활동에서는 배당을 중심으로 1451억원이 순유출됐다. 결산배당금은 1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투자와 주주환원을 늘렸지만 전체 유동성은 지난해 말 대비 637억원 증가해 재무 여력은 유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재무 여력은 앞으로 이어질 CAPEX를 뒷받침한다. 오리온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추진하는 투자계획은 1조1530억원이다. 진천통합센터와 러시아 트베리 신공장동에 각각 4600억원과 2400억원을 투입하고 베트남과 중국에서도 생산·물류 거점을 늘릴 예정이다.

설비투자 외에도 자금 지출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8월 첫 분기배당을 통해 692억원을 추가로 주주에게 돌려줬다. 해외 종속회사 팬오리온도 7월 리가켐바이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해 1250억원을 납입했다.

앞으로도 현재 수준의 현금 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내외 공장 투자에 더해 배당과 바이오 출자까지 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유동성을 지키면서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해외에서 생산과 판매 기반을 키운 기업들이 실적과 현금흐름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오리온도 해외 법인의 성장이 현금 창출력 확대로 이어지면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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