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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글로벌 현지화 점검

롯데카드, 베트남 '한 우물'…사업 밀도 높인다

②해외 금융법인 한 곳에 역량 집중…종합금융사 전환해 내실 강화

정태현 기자  2026-09-22 13:57:00

편집자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해외사업이 단순히 진출하는 단계를 넘어 고도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일부 해외법인은 손익 기반과 영업 경험을 확보한 뒤 라이선스와 상품, 고객군을 넓히며 다음 성장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소비자금융에서 기업금융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은행으로 업태를 전환하는 등 현지화 방식도 다양해졌다. 주요 해외법인의 사업 구조와 경영 전략을 점검해 여전사들이 각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뿌리내리는지 살펴본다.
롯데카드가 글로벌 사업에서 구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한 곳에 자본과 경영 역량을 집중하며 글로벌 기반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베트남 법인의 흑자 구도를 굳히고 기업금융으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성장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해외 거점을 추가하기보다 이미 확보한 시장에서 수익 기반과 사업 범위를 동시에 넓히는 전략이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지난 2024년 첫 연간 흑자를 낸 뒤 해를 거듭할수록 이익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정된 해외 자원을 단일 시장에 집중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 롯데카드 글로벌 전략의 차별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외법인 베트남 유일…거점 확대보다 집중 전략

롯데카드는 베트남 롯데파이낸스를 유일한 해외 법인으로 두고 있다. 법인 수를 늘리기보다 베트남 한 곳에 투자와 영업 경험을 축적하는 방식을 택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여러 국가에서 법인을 운영하는 타사와 비교하면 해외 사업 구조가 단순한 편이다.


롯데카드가 베트남에 진출한 건 2018년이다. 현지 최대 민간은행 중 하나인 테크콤뱅크의 소비자금융 자회사 테크콤파이낸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현지에 발을 들였다. 이후 추가 법인을 세우기보다 기존 법인의 사업 기반을 키우면서 해외 사업의 중심축을 베트남으로 단일화했다.

집중 전략의 결과는 외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의 총자산은 사업 초기인 2018년 36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591억원으로 20배 넘게 불어났다. 단일 법인에 장기간 자본과 영업 경험을 축적하면서 베트남 시장에서 영업 기반을 넓힌 셈이다. 롯데파이낸스는 2024년 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고 지난해 25억원, 올해 상반기 46억9600만원으로 이익 규모도 빠르게 확대했다.

롯데카드 본사의 지원도 베트남 집중 전략을 뒷받침했다. 지난 2024년에는 6800만달러(약 937억원) 규모 증자를 단행했고 올해에도 현지 영업 확대를 위한 신용공여를 이어갔다. 당시 증자는 2018년 진출 이후 최대 규모로, 사업 안정화 이후 영업자산을 본격적으로 늘리겠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베트남 법인은 롯데카드 매각 국면에서도 기업가치를 보완할 수 있는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올해 롯데카드 재매각 절차를 다시 가동한 상황에서 흑자로 돌아선 롯데파이낸스는 성장성을 보완하는 해외 자산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알짜 자회사 부상…기업금융·리스까지 영업 반경 확대

롯데파이낸스는 이제 안정적인 수익 기여를 이어가고 성장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기존 소비자금융의 수익 기반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 축을 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종합금융회사 전환 승인을 받아 기존 개인대출과 신용카드에 더해 기업·사업자 대출과 리스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신규 사업은 기존 소비자금융 기반을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금융은 한국계 대기업 협력사와 중소기업부터 시작해 심사 경험을 쌓은 뒤 현지 기업으로 고객군을 넓힐 계획이다. 리스 역시 자동차·의료장비 금융과 연계해 사업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중요한 점은 종합금융사 전환이 단순히 외형 확대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데 있다. 롯데파이낸스는 기업금융과 리스 비중이 3년 뒤에도 전체 상품자산의 1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소비자금융을 주력으로 유지하되 기업금융과 리스를 보조 성장축으로 붙이는 구조다. 경기와 특정 상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베트남 한 시장 안에서 고객과 상품을 다층화해 보다 안정적인 종합금융회사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과제도 남아 있다. 해외사업이 베트남 한 곳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현지 경기와 규제 변화에 대한 실적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어서다. 기업금융과 리스는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소비자금융에서 확보한 수익성과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신규 포트폴리오를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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