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올 상반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을 전년 대비 121% 늘렸다. 다만 포용금융 기조에 맞춘 대출 공급으로 상반기 카드론 잔액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웃돌았다.
롯데카드는 지난 8월부터 적용된 가계대출 산정 시 중금리대출 순증가분을 제외하는 제도를 활용해 대출 여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500점대 저신용자 구간 대출금리를 1%포인트 넘게 올리는 등 차주 신용도에 맞춘 선별적 대출 공급 기조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중금리대출 6755억 취급…전년비 121.1% 증가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2026년 상반기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67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1% 늘었다.
분기별 추이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1분기 취급액은 3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9% 증가했다. 2분기에도 33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5.9% 늘었다.
올 상반기 전업 카드사 8곳의 중금리대출 총 취급액 4조9458억원 가운데 롯데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3.7%에 달한다. 전업 카드사 전체 중금리대출 시장 규모가 41.6%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롯데카드의 취급 증가율(121.1%)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급증 배경에 대해 "정부의 금융 포용성 확대 정책 기조에 맞춰 중금리 취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가계대출 증가율 산정 시 반영되는 중금리 예외 인정 인센티브 등 제도적 요인도 적극적인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잔액 3.7% 늘며 가이드라인 초과…잔액 관리 과제 다만 포용금융 공급을 대거 늘리는 과정에서 카드론 잔액 관리에 걸림돌이 생겼다. 올 6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5조3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7%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 기준인 1.5%를 2.2%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원칙적인 1.5% 증가율을 적용한 롯데카드의 연말 카드론 총량 상한선은 4조8975억원이다. 6월 말 잔액은 이 한도를 1056억 초과했다.
롯데카드가 금융당국의 8·13 대책 후속 조치인 가계대출 0.5%포인트 추가 한도 배정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이행한 카드사에 한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0.5%포인트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 연간 총량 상한이 작년 말 대비 2% 늘어난 4조9216억원으로 추가되더라도 6월 말 잔액 기준 여전히 814억원이 초과돼 있다. 하반기 일반 카드론 신규 취급 여력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카드업계에 중금리대출 취급 확대를 주문하는 만큼 8월부터 적용된 총량 제외 인센티브가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당국이 1~7월 누적 잔액을 기준으로 8월 이후 신규 취급된 중금리대출 금액 전체를 가계대출 총량 산정에서 차감해주기로 하면서 중금리대출을 통한 대출 운용의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조달금리와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요인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무리한 양적 확장을 지양하고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하반기 공급 방향성에 대해 "조달금리와 연체율 상승에 따라 하반기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 중금리대출을 대폭 확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연말까지 정부 정책에 호응해 실수요자 중심의 취급은 이어가되 실수요 차주를 엄격히 선별해 신용·리스크 및 수익성을 다각도로 관리하면서 신중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신용 낮추고 저신용 올려…리스크 반영한 차등 프라이싱 한편 최근 1년간 롯데카드의 카드론 신용점수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평균 금리는 낮아졌지만 구간별 조정 폭과 방향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올 8월 롯데카드 전체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66%로 전년 동기 대비 0.7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신용점수 구간별로는 900점 초과 고신용 차주 평균 금리가 1년 전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11.87%로 집계됐다.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 카드론 평균금리가 같은 기간 0.08%포인트 오른 데 비해 상승폭이 컸다. 반면 801~900점, 701~800점 구간에서는 각각 0.37%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한 12.9%, 16%를 나타냈다.
저신용 구간에서는 리스크 반영에 따른 금리 상향 조정이 뚜렷했다. 501~600점 저신용 차주 구간은 연 18.04%에서 연 19.07%로 1.03%포인트 올랐다.
중금리대출 확대에 따른 금리 역전 우려와 관련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공급이 늘어나면 고·저신용자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고 소수의 저신용자 구간에서 차주의 신용 상태 변화에 따라 부분적인 역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능력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금리 산정 체계를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