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키움-CJ 컨소시엄이 인수를 추진하는 중앙일보의 향후 투자 여력은 광고매출 전망만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광고대금을 받을 권리까지 기존 차입의 담보로 활용해온 만큼 사업에서 들어올 돈과 빚을 갚는 데 필요한 돈을 함께 따져야 한다. 매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와 실제 운영·투자에 쓸 현금이 얼마나 남는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말 중앙일보의 주요 광고 거래처 매출채권이 담보에 포함된 차입금 잔액은 약 512억원이었다. 수익원을 넓히기 위해 인수한 엘리베이터 광고회사 타운보드중앙도 지분과 사업 관련 매출채권이 담보로 제공됐다. 기존 광고사업과 새로 확보한 성장사업이 모두 자금조달과 연결돼 있는 구조다.
◇미수금 넘어 장래 거래까지…2281억원 담보의 의미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앙일보 M&A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전날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인수자가 신주를 취득해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하는 거래다. 신주 인수대금은 회사에 유입돼 채무변제 등 경영 정상화에 쓰인다.
광고사업은 중앙일보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해온 수익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5월 분석에서 2022년 이후 광고매출 증가가 중앙일보의 영업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으며 지난해에도 광고매출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의 올해 반기보고서에는 주요 광고 거래처의 매출채권이 세 묶음으로 담보에 올라 있다. 이들 채권의 지난 6월 말 장부금액은 약 240억원이고 담보설정액은 약 2281억원이다. 두 숫자는 같은 채권의 가치를 서로 다르게 평가한 결과가 아니다. 산정 대상과 기간이 다르다.
광고매출채권은 광고를 집행한 뒤 거래처에서 받을 대금이다. 240억원은 반기 말 현재 아직 받지 못해 장부에 남아 있는 해당 채권의 금액이다. 이를 담보로 제공했다는 것은 광고대금을 받을 권리를 빌린 돈의 상환을 뒷받침하는 담보로 내놓았다는 뜻이다.
중앙일보는 이미 발생한 미수금만 고려한 것이 아니다. 기존 거래처와 계속 광고 거래를 하면서 받을 것으로 예상한 대금까지 반영했다. 과거 3년간 거래실적을 분석해 각각 정해진 기간에 발생할 광고대금 흐름을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담보금액을 설정했다. 세 묶음의 설정액을 합한 금액이 2281억원이다.
240억원이 한 시점에 남아 있는 미수금을 보여준다면, 2281억원은 장래 거래에서 발생할 대금 흐름까지 고려해 설정한 담보금액인 셈이다.
실제 차입잔액은 차입금 내역에서 별도로 확인된다. 인크로스·대홍기획 광고채권과 연결된 하나은행 차입잔액은 300억원이었다. HS애드·이노션·SM C&C 광고채권과 연결된 KB캐피탈·모아저축은행 차입잔액은 약 158억5000만원, 제일기획 등 광고채권과 연결된 오케이·더블·영진저축은행 차입잔액은 약 53억8000만원이었다.
이들 차입금 잔액을 합하면 약 512억원이다. 다만 광고채권만으로 조달한 금액은 아니다. 하나은행 차입에는 주식이, 저축은행 세 곳의 차입에는 부동산이 함께 담보로 제공됐다.
인수자에게 중요한 것은 담보설정액 자체보다 인수 과정의 채무변제까지 감안했을 때 관련 차입금이 얼마나 남고 언제 상환해야 하느냐다. 광고 거래에서 발생할 현금흐름이 이미 기존 자금조달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인수 이후 경영계획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OpenAI ChatGPT로 제작한 이미지
◇엘리베이터 광고도 조달 기반…투자 여력과 맞물린 상환조건
타운보드중앙은 아파트 등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디지털 모니터를 설치해 광고를 송출하는 회사다. 신문 지면이나 인터넷 화면을 넘어 입주민이 매일 오가는 생활공간으로 광고 접점을 넓힌 사업이다.
KTis가 지난해 8월 디지털광고사업을 물적분할해 세운 법인으로 중앙일보가 같은 달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취득원가는 약 538억원이다. 당시 중앙일보는 기존 옥외광고·디지털·지면광고와 타운보드를 결합하고 신규 광고주를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사업도 자금조달에 활용됐다. 지난 6월 말 타운보드 사업의 주요 거래처 매출채권에는 한양증권을 담보권자로 300억원의 담보가 설정돼 있었다. 인수 이후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2026년 3월부터 2027년 3월까지의 현금흐름을 추정해 반영한 금액이다.
중앙일보가 보유한 타운보드중앙 주식의 담보설정액은 약 483억원으로 담보권자는 하나은행과 한양증권이다. 광고매체를 확장하려고 사들인 회사의 지분과 그 사업에서 발생하는 광고채권이 각각 차입을 뒷받침하는 자산으로 활용된 것이다.
이들 금액 역시 실제 차입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담보 제공 사실만으로 광고대금 전액의 사용이 제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회수 방식과 상환조건은 개별 금융약정에 따라 달라진다.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이 인수 이후 광고망 통합이나 신규 투자를 검토하려면 이 같은 조달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광고사업에서 들어올 현금이 늘어나더라도 같은 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크면 투자에 쓸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 사업의 성장성을 실제 투자 여력으로 연결하려면 기존 차입의 상환 일정과 조건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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