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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기업 전략 점검

이마트, 본업 살아나도 낮은 몸값…자회사 정상화 '과제'

PBR 0.15배, 신사업 투자로 자금 수요 확대…현금흐름·주주환원 여력 시험대

정명섭 기자  2026-11-03 22:16:29

편집자주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며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고 나섰다. 저평가 배경에는 낮은 자본효율성과 성장 정체, 소극적인 주주환원,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더벨은 산업계 전반의 저PBR 원인을 분석하고 주요 기업의 대응 전략과 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마트가 본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할인점(대형마트)의 적자가 줄고 트레이더스가 성장하고 있지만 스타벅스, SSG닷컴 등 자회사 부진으로 연결 실적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신사업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도 겹치면서 연결 이익 회복과 현금흐름 개선을 함께 입증해야 주가 재평가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PBR 0.15배, 본업 회복에도 저평가 지속

한국거래소가 2일 공표한 저PBR 기업 명단에 따르면 이마트의 PBR은 0.15배다.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의 15% 수준에 머문다는 의미다. 이마트가 속한 유가증권시장 필수소비재 업종의 하위 25% 기준값(0.38배)도 밑돌았다.

이번 수치는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22일까지 20거래일의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일 현재 가장 최근 사업·반기보고서의 자본총계로 나눠 산출했다.

저PBR 기업 공표는 시장·업종별로 장기간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의 자발적인 밸류업을 유도하는 제도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최근 6반기 연속 또는 최근 7반기 중 6반기 동안 업종 내 하위 25%에 해당하는지 등을 따져 공표 대상을 정했다.

출처=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공표된 기업은 차기 공표일인 내년 5월 4일 전날까지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 밸류업 페이지에 게시되며 증권사별 일정에 따라 MTS·HTS에 '저PBR' 태그가 표시된다.

이마트의 주가는 최근 6만원대 후반~7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52주 최고가(12만7600원)와 비교하면 40% 넘게 내린 수준이다.

이마트는 할인점 등 본업 성적표만 보면 나쁘지 않다. 이마트의 올해 2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전년 동기(156억원) 대비 64% 늘었다. 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이 309억원에서 346억원으로 증가했고 할인점의 영업적자는 340억원에서 271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 구조 자체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에도 할인점 등 본업의 회복세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명절이 있었던 데다 홈플러스 영업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도 본격화된 영향이다. 일례로 하나증권은 홈플러스 인근 이마트 60개 점포의 매출 성장률이 다른 점포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 적자 전환…건설 지원·SSG닷컴 지분 인수도 부담

반면 연결 기준으로는 2분기에 4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21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스타벅스 운영사인 SCK컴퍼니는 지난 5월 마케팅 논란 이후 매출이 꺾여 2분기 18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영업손익이 587억원 악화됐다. 같은 기간 이마트 별도 영업이익 증가액인 1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SCK컴퍼니의 월별 매출은 지난 6월을 저점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3분기에는 마케팅 논란의 여파가 분기 전체에 반영되면서 2분기보다 영업적자가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세계건설과 SSG닷컴은 손익과 현금 양쪽에서 부담을 키웠다. 신세계건설은 2분기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간 손실이 작년과 비슷한 19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SSG닷컴은 물류 효율화로 2분기 영업적자를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310억원)보다 줄였지만 연결 손익을 깎는 흐름을 이어갔다.

자금 투입 규모도 상당하다. 이마트는 지난 5월 신세계건설의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고 현금 2400억원과 명일점 토지·건물 2600억원을 출자했다. 6월에는 신세계와 함께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 지분 30%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결정해 8월 지분 취득을 마쳤다. 이마트 몫은 8275억원이다. 두 거래에서 나간 현금만 이마트 시가총액(약 1조9000억원)의 절반을 웃돈다.

◇재평가 열쇠 '연결 이익'…투자·주주환원 병행 관건

주가 반등의 전제는 자회사 이익의 정상화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마트의 내년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4514억~6449억원이다. 올해 추정치(3100억~4410억원)를 크게 웃돈다.

이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SCK컴퍼니의 흑자 전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에선 스타벅스의 올 겨울 e-프리퀀시 행사가 예년보다 길게 진행되는 만큼 4분기부터 매출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부담 관리도 변수로 꼽힌다. 이마트의 작년 연결 이자비용은 5180억원으로 같은 기간 연결 영업이익(322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자보상배율이 0.6배에 그쳐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다 감당하지 못하는 상횡이다. 영업이익이 늘어도 순이익이 적자를 오가는 이유다.

신사업 투자도 이미 시작됐다. 이마트는 지난달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로퍼티스를 통해 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 합병법인 신주에 1조3596억원을 간접 투자했다. 앞선 신세계건설·SSG닷컴 거래까지 더하면 올해 투입한 현금은 2조4000억원이다. 2027년 이후 데이터센터와 화성 스타베이시티 테마파크 투자가 본격화되면 현금 지출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익 회복과 함께 잉여현금흐름(FCF) 개선 여부도 중요해졌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제외하고 남는 자금이 늘어야 차입금 상환과 주주환원을 병행할 여력이 커진다. 지난해 결산 기준 2500원으로 높인 주당배당금(DPS)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현금창출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업의 실적 개선에도 자회사 손실과 추가 자금 투입이 반복되면 연결 이익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기 어렵다"며 "자회사 정상화로 늘어난 현금이 투자 재원을 충당하고 차입 부담을 낮추는 데까지 이어져야 주가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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