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프라퍼티가 워너브라더스 인수 참여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면서 금융권 조달을 포함한 다양한 자금 운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금융사를 통한 대출을 비롯해 보유자산을 활용한 담보부 차입 등 여러 선택지가 거론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청라와 화성 스타베이시티, 동서울터미널 등 대형 개발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정기적인 회사채 발행 이력이 없는 만큼 금융권 조달을
어떤 구조로 활용할지가 향후 재무부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4조 대규모 투자…금융권 조달 등 자금운용 검토 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에 참여한다.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종속회사 스타필드프로퍼티가 레드버드캐피털파트너스 측 공동투자기구인 RB텐트폴 지분 100%를 10억달러에 현금 취득하는 방식이다. RB텐트폴은 향후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결합 과정에서 발행되는 신주에 투자한다.
이번 투자 규모는 신세계프라퍼티의 기존 현금창출력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1504억원으로 전년(2024년) 1362억원보다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부동산 취득에는 2995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사업에서도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웃도는 투자 지출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외부 자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총차입금은 2020년 7416억원에서 2024년 1조6868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84.1%, 차입금의존도는 37.3% 수준이다. 스타필드 신규 출점과 복합개발사업 등이 이어지면서 차입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올해는 신종자본증권 차환 과정에서 조달 규모를 확대하기도 했다. 기존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고 4000억원을 새로 발행하면서 1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지표 부담을 낮추면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당장 재무 여력에 부담을 느낄 수준이라는 평가는 제한적이다. 스타필드 등 우량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주요 사업장의 영업성과도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기존 개발사업에 신규 해외 투자가 더해진 만큼 향후 차입 규모와 금융비용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조달 한계…론·담보부 대출 등 선택지도 거론 신세계그룹 측은 금융권 조달을 통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보다 금융기관을 활용한 조달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성 조달만으로 소화하기에는 규모가 큰 데다 신세계프라퍼티의 회사채 발행 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 등을 활용한 론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됐다. 단일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리거나 여러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대주단을 구성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투자금이 달러화로 집행되는 만큼 원화와 외화 가운데 어떤 통화로 자금을 조달할지에 따라서도 실제 금융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그동안 대규모 개발사업에서도 외부 자본을 활용해 자체 투자 부담을 조절해왔다. 스타필드 청라의 경우 하나금융그룹과 베인캐피탈 등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사업비를 분담했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프로젝트별로 외부 투자와 차입 등을 조합해 자금을 운용해온 셈이다.
다만 이번 투자는 기존 부동산 개발과 자금 회수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차별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사업장과 자산을 토대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활용하거나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미국 투자기구를 통한 지분투자다. 여기에 청라와 화성, 동서울 등 기존 개발사업의 자금 수요도 이어지는 만큼 향후 차입 만기와 금리,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금 운용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보유한 자산을 고려하면 활용할 수 있는 조달 수단은 다양하다”며 “기존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해외 투자가 추가된 만큼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금융비용과 재무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