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올해부터 회사채 조달 규모를 늘리는 가운데 계열사 간 여건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개 비금융 계열사가 51건, 5조1900억원을 조달했으며 이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은 1조2500억원이다. 이마트24와 신세계디에프는 모회사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각각 4.95%, 4.24%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사도 그룹의 신용도를 활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반면 원리금 지급보증 없이 사모시장에 의존한 신세계건설과 신세계프라퍼티의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각각 7.078%, 5.803%로 높았다. 일반 회사채에서도 ㈜신세계와 이마트 등이 3%대 금리로 공모 조달을 이어간 반면 신세계건설은 공모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사모채만 발행했다.
신세계그룹은 2027년 차환일정이 대거 돌아온다. 신세계건설의 6500억원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기간이 시작되고 같은 해 계열 전체 일반 회사채 1조648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공모시장 문턱 낮춘 모회사 보증…계열사별 조달비용 격차 THE CFO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비금융 계열사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신세계 계열 11곳은 202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51건에 걸쳐 5조19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은 4건으로 1조2500억원 규모, 전체의 24.1%를 차지했다. 나머지 47건 3조9400억원은 일반 회사채로 공모 30건 3조3000억원과 사모 17건 6400억원으로 갈린다.
조달 총액은 이 기간 회사채를 발행한 대기업집단 73개 그룹 가운데 7위,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사례가 있는 21개 그룹 중 4위다.
신세계그룹에서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계열사는 신세계건설(6500억원), 신세계프라퍼티(4000억원), 이마트24(1000억원), 신세계디에프(1000억원)다. 이 가운데 세 건에 모회사의 신용보강이 더해졌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에 자금보충약정을, 이마트24 신종자본증권에 원리금 지급보증을 제공했고 ㈜신세계는 신세계디에프 신종자본증권에 지급보증을 섰다.
보증의 효과는 발행 방식에서 드러난다. 2024년 이후 대기업집단 비금융 계열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88건(13조4650억원) 가운데 공모는 4건(3600억원)뿐이다. 공모 신종자본증권 4건 가운데 2건(2000억원)이 신세계 계열이다. 이마트24가 2024년 11월 28일 낸 1000억원(4.95%)과 신세계디에프가 지난해 11월 27일 낸 1000억원(4.24%)이다.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이마트24 신종자본증권이 AA-, 신세계디에프 신종자본증권은 AA0으로 각각 보증인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이마트24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는 4.95%다. 이마트24의 2024년 9월 말 별도 부채비율이 649.8%라는 점을 고려하면 4%대 금리는 발행사가 아니라 보증을 선 이마트의 신용으로 받은 값이다.
신세계디에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별도 결손금이 6567억원이었고 2025년 별도 당기순손실은 1337억원이었지만 ㈜신세계 보증으로 4.24%에 조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급보증 없이 사모로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계열사들의 금리는 신세계건설 7.078%, 신세계프라퍼티 5.803% 등으로 5%를 웃돌았다.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에도 이마트의 자금보충약정이 붙었지만 원리금 지급보증만큼의 금리 효과는 얻지 못했다.
◇신세계건설 6500억 영구채, 2027년 콜옵션 도래 신세계그룹의 신종자본증권 가운데 가장 큰 건은 신세계건설이 2024년 5월 발행한 6500억원이다. 표면금리는 7.078%다. 발행일로부터 3년이 되는 2027년 5월 신세계건설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에 2.5%포인트가 가산된다. 이후 금리는 4년에 걸쳐 해마다 0.5%포인트씩 높아지는 구조다. 신세계건설 입장에서는 2027년 콜옵션 행사 여부가 향후 자금조달 비용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신세계건설에 대한 이마트의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마트는 올해 5월 14일 신세계건설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금 2400억원과 이마트 명일점 토지·건물 2600억원을 현물로 넣는 구조다. 현금 납입일은 6월 25일, 현물출자는 법원 인가를 거쳐 8월 24일이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신세계건설의 자본은 2240억원, 결손금은 4687억원이다. 세계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은 2024년 3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서 각각 A에서 A-로 낮아진 뒤 지금까지 A-로 유지되고 있다.
같은 신종자본증권이라도 신세계프라퍼티의 사례는 결이 다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3년 6월 29일 후순위 신종자본증권 3000억원을 사모로 발행했다. 발행 당시 금리는 6.854%였다. 3년이 지난 올해 6월 29일 1.5%포인트가 가산돼 8.354%가 될 예정이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콜옵션을 행사했다. 그리고 6월 말 사모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을 5.803% 금리에 발행해 그 자리를 메웠다. 금리는 1.05%포인트 낮추고 조달 규모는 1000억원 늘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순이익 3345억원을 내며 결손금을 털었고 미처분이익잉여금 3118억원을 쌓았다. 신세계건설과 달리 자체 수익성과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기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고 더 낮은 금리로 차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 회사채도 벌어진 신용 격차, 2027년 차환 부담 일반 회사채에서는 계열사 사이의 조달비용 격차가 더 선명하다. ㈜신세계는 2024년 이후 공모 일반채만 12건, 1조6000억원을 평균 3.35% 금리로 조달했다. 신세계센트럴은 3건 3500억원을 3.02%, 광주신세계는 1200억원을 3.66%, 이마트는 9건 1조300억원을 3.67%에 찍었다. 지난해 6월 30일 ㈜신세계가 발행한 700억원의 표면금리 2.72%가 이 기간 계열 최저다.
반면 신세계건설은 공모시장에 한 번도 서지 못했다. 2024년 이후 낸 일반 회사채 7건 1370억원이 전부 사모이고 평균 표면금리는 6.77%다. 2024년 4월 29일 150억원을 7.78%에 낸 것이 계열 최고 금리다.
이후 금리는 7.25%, 7.35%, 7.10%를 거쳐 지난해 9월 6.11%, 올해 2월 5.70%로 내려왔다. 건당 규모는 100억~350억원에 머물렀다. 계열 최저 2.72%와 최고 7.78% 사이의 격차는 5.06%포인트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디에프도 공모 회사채 실적이 없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사모 일반채 5건 2330억원을 평균 4.49%, 신세계디에프는 2건 1600억원을 4.20%에 조달했다.
계열 전체로 보면 공모 일반채 평균 표면금리는 2024년 3.78%에서 지난해 3.06%로 내렸다가 올해 3.65%로 되올랐다. 사모채는 5.40%에서 5.81%, 4.87%로 움직였다.
2021년 이후 발행분 가운데 잔액이 남은 신세계 계열 회사채는 6조2525억원이다. 이 가운데 영구채를 뺀 일반 회사채가 52건, 5조원이다. 일반 회사채의 만기는 2027년에 19종목 1조6480억원, 2028년에 14종목 1조5400억원이 돌아온다. 특히 2027년에는 신세계건설의 6500억원 영구채 콜옵션 행사기간까지 시작된다.
영구채 잔액은 1조2525억원이다. 신세계건설 6500억원, 신세계프라퍼티 4000억원, 이마트24 1000억원, 신세계디에프 1000억원에 옛 신세계프라퍼티 3000억원 발행분의 잔여분 25억원 등이 남아 있다.
앞서 언급했던대로 신세계건설 6500억원의 콜옵션 행사기간 시작 시점은 2027년 5월이다. 그 밖에 이마트24 1000억원은 2027년 11월, 신세계디에프 1000억원은 2028년 11월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신세계프라퍼티 4000억원은 올해 6월 발행된 만큼 콜옵션 행사 시점까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