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지난해 CAPEX(자본적지출, 유·무형자산취득) 투자를 대폭 축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사채와 차입금 상환 작업에 활발하게 움직여 현금 유출이 상당했던 만큼, 곳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4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053억원)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 CAPEX를 축소하면서 투자활동 완급조절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24는 2024년 CAPEX 투자에 551억원을 투입했다. 최근 5년 새 가장 작은 규모다. 그간 CAPEX 추이를 보면 2021년 893억원, 2022년 974억원, 2023년 103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기조가 뚜렷하게 변화한 모습이다.
일차적으로는 영업환경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이마트24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91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을 기반으로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821억원)에서 이자지급 비용 등을 가감한 수치다. 지난해 이마트24 매출액은 2조4961억원, 영업손실 298억원, 당기순손실 4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7% 줄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전년대비 각각 68억원, 70억원 더 늘었다. 이마트24는 2022년 첫 연간흑자에 성공했지만 2023년 1년 만에 다시금 적자전환하며 턴어라운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몰두하면서 현금 유출이 상당했던 점도 CAPEX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24 부채비율은 2019년 648.1%에서 2022년에는 996%까지 치솟았다. 그간 누적된 적자로 운영비 확보를 위해 차입금을 늘린 탓이다. 내부적으로 부채를 축소하고 건전성을 관리하는 니즈가 커진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이마트24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401억원으로 전년(781억원)대비 순유출로 전환했다.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유상증자(999억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993억원)으로 현금이 대거 유입됐지만, 사채와 차입금 상환 및 리스부채 원금 지급에 따른 현금 유출 폭이 더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이마트24의 차입금 및 사채 규모는 2023년 2958억원에서 2024년 867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줄었다.
결과적으로 2024년 말 기준 이마트24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8억원 규모로 연초(394억원)대비 200억원 넘게 줄었다. 물론 연초대비 곳간 사이즈 축소를 피하긴 어려웠지만, 영업현금흐름 둔화 속 대규모 부채 상환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마트24의 순차입금비율은 2023년 203%에서 2024년 25%로 내려왔고, 부채비율도 538%에서 171%로 감소했다.
건전성 개선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PL 상품 확대와 글로벌 사업 고도화를 통해 적자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궁극적으로 재무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올해 ‘PL 브랜드 확대’, ‘노브랜드 상품 도입점 확대’, ‘해외진출’ 총 3가지 큰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상품과 가맹모델 등에 새로운 시도를 접목해 고객들에게 변화하는 이마트24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