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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성과 보수

유한양행, 투자 확대 발맞춘 인센티브 정책

경영관리본부장 이병만 부사장 상여 수령, 포트폴리오 관리 '숙제'

심아란 기자  2023-03-17 09:48:19
유한양행이 투자 확대 기조에 발맞춰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담당하는 경영관리본부장은 전략적 지분투자에서 성과를 올리면 상여금을 지급 받는 식이다.

지난해 하반기 경영관리본부장으로 보직이 변경된 이병만 부사장도 일정 부분 투자 기여도를 인정받은 모습이다. 올해 이 부사장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이 주요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병만 부사장, 2년 연속 보수 5억 초과

이 부사장은 2018년 등기임원 임기를 시작해 6년째 유한양행 이사회에 몸담고 있다. 작년 10월부터는 경영관리본부장으로 보직이 변경된 상태다. 이는 재무 업무를 포함해 CFO 역할을 담당하는 자리다.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의 보수 총액은 6억원을 기록했다. 등기임원의 의무공시 한도 5억원은 2년 연속 초과했다. 지난해 수령한 보수 가운데 상여금은 약 1억원이다. 2021년 상여금 2억원 대비 감소했는데 보직이 달라지면서 인센티브 책정 기준이 변경된 데 영향을 받았다.


이 부사장의 직전 직무는 약품사업본부장이다. 의약품 판매 실적과 연동돼 상여금이 책정된다. 이와 달리 경영관리본부장의 상여금 산정 기준은 보다 세분화돼 있다. 구체적으로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 △중기 전략과제 도출 △사업다각화와 전략적 지분투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사업다각화와 전략적 지분투자'다. 유한양행은 2016년부터 '연구개발(R&D) 중심 신약 개발사'라는 비전을 공표하면서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부사장이 경영관리본부장 임기를 시작한 작년 4분기에 투자 성과는 확인된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로 투자 불확실성이 확대된 시기였지만 기업가치 향상을 우선순위로 설정한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2월 중 스파인바이오파마에 26억원, 에이인비에 10억원을 출자했다. 주로 기술 협력의 접점이 있는 곳에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해 10억원 안팎의 자금을 출자하는 투자 공식을 유지했다.

스파인바이오파마의 경우 유한양행이 기술이전한 퇴행성디스크질환제 후보물질을 이전받은 곳으로 2018년부터 관계를 이어가는 곳이다. 신규 투자처인 에이인비는 인공지능(AI) 기반 항체신약 개발사로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실적은 저하, 포트폴리오 관리 숙제

이 부사장 이전에 경영관리본부장을 역임하고 연봉 5억원을 초과한 임원 중에는 조욱제 대표가 손꼽힌다. 조 대표는 CEO로 승진하기 이전인 2019~2020년에 관리업무를 총괄했다. 사업보고서에 보수가 공시됐던 2020년에 조 대표는 상여금으로 1억5000만원가량을 수령했다.

이 부사장의 지난해 상여금(1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진 않지만 소폭 높게 책정된 배경으로는 영업실적이 언급된다. 작년에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360억원에 그쳤다. 이와 달리 2020년에는 R&D 성과가 수익에 기여하면서 유한양행 별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초과했던 시기다.

올해도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으며 정부 규제를 받는 제약산업 특성상 외형 성장과 이익 극대화에 일정 부분 허들이 있다. 유한양행은 신규 투자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밝힌 만큼 이 부사장의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유한양행 투자자산 중 일부는 가치가 하락한 상태다. 유한건강생활,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의 보유 지분은 장부가보다 시가가 낮아지면서 287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점이 대표적이다.

유한양행은 작년부터 IR 자료를 통해 투자 수익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전한 만큼 투자 방식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기존에는 투자와 회수를 병행하며 현금 지출을 최소화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도 780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하면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처분해 130억원을 현금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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