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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CFO 대열 재정비' 기획전략본부장 공석으로

'재무라인 보강 우선' 허병훈 부사장 신세계그룹 전략실 복귀

김선호 기자  2023-03-24 12:48:17
신세계그룹과 주력 계열사 ㈜신세계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갑작스럽게 재배치하면서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이 공석이 되는 일이 초래됐다. 그동안 신사업·인수합병(M&A) 추진에 힘을 실었지만 올해는 재무건전성 확보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은 주요 조직에 배치된 CFO를 대거 교체하는 깜짝 인사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2023년 정기인사와 다른 결과다. 변경된 CFO 중에서 직급으로 보면 허병훈 부사장의 이동이 가장 큰 변화다.

신세계그룹은 크게 주력 계열사 ㈜신세계와 종속기업이 속한 백화점부문과 ㈜이마트와 종속기업이 포진한 이마트부문으로 구분한다. 그룹을 운영·관리하는 지주사는 존재하지 않고 주요 임원을 주력 계열사(㈜신세계, ㈜이마트) 임원으로 등재하고 조직을 꾸리는 방식이다.

이를 조직도로 그려보면 최상위 조직인 신세계그룹 전략실 아래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이 있고 그 산하에 백화점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신세계가 배열돼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각 조직마다 재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배치돼 있다.

기존 임원 현황과 2023년 정기인사를 고려하면 신세계그룹 전략실에 우정섭 전무(재무본부장),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에 서정모 상무(재무기획담당), ㈜신세계에 홍승오 전무(지원본부장)가 자리했다. 신세계그룹을 제외할 경우 서 상무와 홍 전무는 기획 역량을 갖춘 임원이다.

때문에 ㈜신세계가 2021년 보톡스 업체인 휴젤과 2023년 초 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옥션 인수를 철회했지만 올해 다시 신사업 추진을 위한 M&A 전략을 강구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올해 초 이를 뒤집는 갑작스러운 인사가 진행됐다.

직급으로 보면 먼저 허 부사장이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에서 신세계그룹 전략실 재무본부장으로 이동했다. 그 뒤를 이어 서 상무를 백화점부문 재무기획담당에서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 기획담당으로 옮겼다.

또한 ㈜신세계의 지원본부가 기획관리본부와 재무본부로 나뉘어지는 조직개편이 진행됐다. 이로써 지원본부장인 홍 전무는 기획관리본부를 맡고 재무본부는 신세계그룹 재무본부장이었던 우정섭 전무가 이끌도록 했다.

우 전무를 대신해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인 허 부사장을 신세계그룹 전략실 재무본부장으로 선임했다. 허 부사장으로서는 과거 전략실 지원총괄을 맡았던 만큼 다시 신세계그룹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더불어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 산하 재무기획담당은 재무담당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김대호 상무를 ㈜신세계 재무담당에서 기획전략본부 내 재무담당으로 이동시켰다.

사실상 허 부사장을 다시 신세계그룹 전략실 소속으로 변경시키면서 백화점부문과 ㈜신세계의 재무라인에 대이동이 생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2023년 정기인사로 허 부사장이 맡았던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은 공석이 됐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전략실과 백화점부문·㈜신세계의 재무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화하면서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당장에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보다는 재무 안정화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재무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2023년 정기인사 발표 이후 추가적인 인사이동이 진행됐다"며 "기획전략본부장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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