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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CIR '마의 구간' 깼다

13.7%p 개선, 30%대 진입 성공…총영업이익 확대 효과

박서빈 기자  2023-08-08 15:43:16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KB금융그룹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이 30%대로 진입했다. 일명 '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40%대를 벗어난 것이다. 지출 및 비용의 증가 폭에 비해 총영업이익이 크게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CIR은 은행의 경영효율성 지표를 말한다. 총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의 비율로, CIR 지표가 낮을수록 효율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보통 CIR은 수익성이 개선되거나 지출 비용이 줄면 개선된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CIR이 40~50% 정도 수준이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누적 기준 CIR은 36.5%로 전년(50.2%) 대비 13.7%포인트 하락했다. 희망퇴직, 디지털화(Digitalization) 및 IT 관련 투자비용 등 특이요인을 제외하면 그 수치는 35.5%로 더 낮아진다.

5년 전만 하더라도 KB금융의 CIR은 50%에 달했다. 이후에도 50%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던 CIR은 2021년 들어 전사적 비용관리에 따라 40% 후반대로 내려갔다. 그 다음 해 40% 중반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던 CIR은 올 상반기 들어 30%대로 크게 개선됐다.

그렇다면 KB금융의 지출 비용 절감 수준은 어떻게 될까. 우선 KB금융의 일반관리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종업원 급여)를 기준으로 했을 때 KB금융의 올 상반기 누적 기준 종업원 급여는 1조894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902억원) 대비 0.2% 증가했다.


KB금융은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 당시 인력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에 따른 장기근속자로 고비용 인력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도 이를 해소하는 중이다.

이 밖에 감가상각비, 물건비 등의 비용도 증가하며 종업원 급여를 포함한 일반관리비는 3조1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났다. 감각가상각비와 물건비는 같은 기간 각각 4169억원, 69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8%, 8.3%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KB금융은 수익성 제고로 CIR 개선을 이끌었다. 지출 비용 증가에도 CIR이 개선될 수 있었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최근 수년간 명예퇴직 비용 등으로 일반관리비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CIR 관리에 힘쓴 것이다.

한마디로 KB금융이 CIR을 30%대로 떨어트릴 수 있었던 데에는 비용 절감 노력도 있었겠지만 그와 동시에 이뤄진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누적 기준 총영업이익은 8조65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자이익은 5조7590억원으로 5.2% 늘었다. 다만 순수수료 수익은 1조8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서영호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3년 상반기 누적 그룹 일반관리비는 3조 1592억원으로 디지털화 및 IT 관련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사적 비용관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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