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이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향상을 이루기 위한 핵심은 신사업에 있다. 신사업 안착 여부에 따라 애경케미칼의 이름값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규 수익원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주력하는 이차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되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도 놓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증설 투자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화학기반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기회도 엿보고 있다. 이 같은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이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재무적 역량의 중요도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여력, 얼마나 남았나 애경케미칼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화학사는 아니다. 애경유화 시절부터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는 일이 드물었다. 2012년 애경유화가 세워진 이후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까지 애경케미칼이 집행한 자본적지출(CAPEX) 평균은 245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애경케미칼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평균치는 576억원이었다.
10년여간 배당은 꾸준히 집행했다. 2013년 16억원이었던 총배당금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며 2022년 265억원까지 늘어났다. 10년 평균 배당금은 99억원으로 계산된다.
OCF에 비해 CAPEX와 배당금 규모가 크지 않았던 만큼 애경케미칼은 오랜기간 재무건전성을 지킬 수 있었다. 애경유화 시절까지 포함해 회사가 설립된 지 4년차에 접어든 2015년 이후로는 부채비율 100%를 넘어선 적이 없다. 화학 자회사를 흡수한 2021년 말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44.7%포인트 늘어난 80%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이 수치가 70%로 가라앉은 상태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올 상반기 기준 23.9%로 한국은행이 분석한 국내 외감대상 법인의 차입금의존도인 28.2%(2022년 기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707억원이다. 각종 지표와 현금성자산 수준을 고려하면 향후 필요한 투자금을 조달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올 상반기 기준 애경케미칼의 총차입금은 2966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전체의 80%가량에 해당하는 2369억원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여기에 상환일이 1년 안으로 돌아온 유동성장기부채 역시 160억원 남아있다.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실제 올 상반기 애경케미칼의 유동비율은 126.4%로 다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200% 이상일 경우 적정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영업활동으로 애경케미칼에 유입되는 현금이 크게 쪼그라든 상황이다. 올 상반기 애경케미칼의 OCF는 전년 대비 62.4% 줄어든 306억원이었다. 여기에 운전자본 투자금 424억원을 제외하자 영업활동으로 실질적으로 유입된 현금인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신사업 추진·재무관리 중책 맡은 경영진 면면은 애경케미칼은 이사회에 사내이사를 4명 두고 있다. 각기 다른 직책의 네 명의 경영진이 유기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뒀다.
우선 경영일선에서는 한 발 떨어져있지만 애경그룹의 총수 장영신 회장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표경원 부사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장 회장이 전반적인 사업 비전과 경영자문을 하는 역할이라면 표 부사장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표 부사장은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다가 ㈜효성 전략본부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효성TNS 대표이사까지 맡다가 애경케미칼 출범 직전 애경유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가소제 사업부문의 부문장인 박생환 전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성완 상무도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뒀다. 가소제 사업부문에서는 애경케미칼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이 나온다. 애경케미칼이 신사업 비중을 높이려는 계획이기는 하지만 가소제가 회사에 가장 큰 돈을 벌어다주는 곳이다. 또 회사의 CFO를 이사회에 두며 재무를 관리하는 인물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재무팀장을 맡고 있는 이장환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 직책을 맡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앞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지주사의 CFO로서 그룹 전반의 시각에서 계열사인 애경케미칼의 투자 및 재무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