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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전환 중간점검

높은 저축성보험 비중…수익성 확보 악재

②CSM 업계 4위 불과…손보사 인수 통한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 필요

김형석 기자  2023-10-30 08:24:37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더불어 FI와의 갈등으로 기업 IPO의 무산, 생명보험산업의 역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더벨은 교보생명의 재무구조와 영업흐름, 지배구조 등을 점검해 향후 교보생명의 지주사 성공가능성을 점쳐본다.
교보생명이 기업가치 확보 방안으로 지주사 설립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보험업의 성장 정체가 이유로 꼽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익성에서 타 경쟁사보다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부터 강점으로 작용해온 저축성보험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경쟁사 대비 뒤쳐진 것도 이 때문이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CSM 확대를 위해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손해보험사 인수가 포함된 지주사 전환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보장성보험 강화 실패…성장성 확보 어려워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기준 총 CSM은 5조507억원이다. 이는 생명보험사 중 4위에 불과하다. 생보사 빅3 삼성생명(11조2943억원)과 한화생명(9조7125억원) 중 가장 낮다. 자산규모가 3분의 1 수준인 신한라이프(7조277억원)와도 3조원 가까이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신계약 CSM 역시 경쟁사보다 저조하다. 이 기간 교보생명의 CSM은 6657억원으로 삼성생명(1조8160억원), 한화생명(1조3590억원) 등 경쟁사 대비 뒤쳐진다.

이 같은 결과는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 영향이다. 생보사들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으로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할 환급금 규모가 크고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 부담이 크다. 결국 미래 보험 가치를 평가하는 CSM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다. 지난 7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액은 53조9127억원에 달한다. 전체 개인보험 보유계약액(272조8803억원) 중 저축성보험 비중은 20%로 삼성생명(17%)과 한화생명(16%)보다 높다.

문제는 신계약액이다. 지난 7월까지 교보생명의 올해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4조5369억원으로 생보업계 1위다. 개인보험 신계약액 총액이 교보생명보다 2배가량 많은 삼성생명(3조6158억원)보다도 9000억원가량 많은 액수다. 한화생명(2조8838억원)과 비교하면 1조6530억원 많은 액수다. 신계약액 중 저축성보험 비중은 31%에 달해 오히려 증가했다.

반면 보장성보험 신계약액은 10조899억원으로 삼성생명(18조7416억원)과 한화생명(15조4674억원)에 이어 신한라이프(10조4027억원)에도 밀렸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신계약액 중 99% 이상이 보장성보험에 집중돼 있다.

높은 저축성보험 비중은 계약유지율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보험계약 유지율은 13회차 64.4%, 25회차 54.0% 수준이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99%p, 13.37%p 떨어진 수치다. 업계 평균(13회차·25회차 각각 80.4%, 63.1%)과 비교해도 각각 10%p 이상 낮은 수치다.

교보생명의 낮은 유지율 역시 저축성보험 영향이 컸다. 교보생명의 상품군별 13회차 계약 유지율을 살펴보면 저축보험이 40.6%로 다른 보험들보다 현저히 낮다. 저축보험에서 고객 이탈이 많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손보사 인수 중심의 지주사 전환 필요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를 통한 지주사 전환은 상품 포트폴리오 전환과 맞닿아 있다. 손보사의 핵심 상품은 보장성보험이다. 손보사를 인수할 경우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상품 연계 상품을 다룰 수 있다.

기존에 보유한 방대한 생명보험 사업부문의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보장성상품 개발도 가능하다.

계열사인 온라인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지원도 손보사 인수에 이유로 꼽힌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업 보험사다. 총자산 320억원 규모로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온라인 보험시장은 상품 구성이 단순한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손보사의 실적이 높았다. 반면 온라인 생보시장의 취약하다. 과거 저축성보험 중심의 상품 라인업과 상대적으로 고가의 보험료·복잡한 상품구조 등으로 성장이 더뎠다.

실제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디지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이래 적자행진을 거듭해 왔다. 출범 첫해인 2013년 5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매년 100억~200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액은 139억원을 기록했다. 출범 당시 이학상 대표는 출범 5년 내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자 계획을 7년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7년을 넘어 10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손보사를 인수할 경우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협업을 통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성장도 가능하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중구 안중근기념관에서 열린 윤리경영 CEO 서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금융지주사로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비보험사 위주로 M&A를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손해보험사 등에도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교보생명

앞서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타진한 바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51%를 1200억원수준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손보는 금융안심보험과 홀인원보험, 여행자보험 등 3개 상품만 갖고 있다. 교보생명이 이를 인수하면 손보업 라이선스를 얻고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연계 상품개발,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구축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한 저축성보험 비중이 컸던 데다 보장성상품 개발 등에서 경쟁사에 밀리면서 오히려 저축성보험 비중이 증가하는 역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교보생명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은 손보사 인수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손보사 인수 초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주사 전환에 돌입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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