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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

'70년대생 부행장' 시대 연 김영일 CFO

③내부 출신 부행장 중 최연소, 세대교체 상징…이승열 행장과 재무 호흡 맞춘 엘리트

최필우 기자  2024-03-04 16:23:09

편집자주

하나은행은 이승열 행장 취임 2년차인 2024년 리딩뱅크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올해도 시중은행 순이익 1위 자리를 지키면 3년 연속 정상을 지킨다. 이 행장은 영업 고삐를 당기기에 앞서 집안 단속부터 마쳤다. 외환은행 출신으로 통합 상징성을 갖는 행장답게 출신 은행, 역량, 이력을 두루 고려해 경영진을 꾸렸다. 이들은 기업금융, 자산관리, 재무 등의 분야에서 경쟁사와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이승열호 하나은행 키맨들의 면면과 올해 주어진 역할을 살펴본다.
김영일 하나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현재 부행장단에서 가장 젊은 임원이고 고속 승진으로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 넣었다. 젊은 나이에도 탄탄한 이력과 전문성을 갖춰 이승열 행장 체제의 키맨이라는 데 이견이 많지 않다.

김 부행장은 2023년 정기 인사에서 행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하나은행은 1971년생인 김 부행장의 승진으로 4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1970년대생 부행장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 글로벌 분야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영입된 외부 출신 부행장 중 1970년대생이 간혹 있었지만 내부 승진 케이스로는 최초다.

재무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쌓은 게 빠른 승진 비결로 꼽힌다. 김 부행장은 이 행장과 10년 가까운 시간 재무라인에 호흡을 맞춘 사이다. 이 행장이 CFO에서 CEO로 영전한 뒤 본인의 뒤를 후계자로 김 부행장을 낙점한 것이다.

◇이승열 행장의 재무라인 후계자

김 부행장은 1971년 7월생으로 모효봉 부행장(1972년 5월)을 제외하면 현 부행장단 중 가장 젊다. 모 부행장은 글로벌 사업 강화 차원에서 외부 영입된 임원으로 내부 출신 중에선 김 부행장이 가장 나이가 어린 셈이다. 김 부행장은 부행장 2년차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 그보다 젊은 내부 승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재무 분야에서 오랜 기간 내공을 쌓으면서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부행장에 취임할 수 있었다. 그는 2012년 하나금융지주 재무기획팀에 합류하면서 재무라인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하나은행 경영관리부 차장(2014년), 재무기획부 팀장(2015년), 하나금융지주 재무기획팀 부장(2019년), 하나은행 경영전략본부장(2021년), 경영기획그룹장(2023년)을 역임했다.

이 기간 재무 조직에서 호흡을 맞춘 인물이 지금은 CEO가 된 이 행장이다. 이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이듬해인 2016년 1월 통합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취임했다. 김 부행장은 당시 재무기획부 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 행장이 양행 재무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을 진두지휘했고 김 부행장은 팀장으로 이 행장을 뒷받침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한 2016~2018년 이 행장에게 CFO를 맡기며 신뢰를 보냈다. 이 행장 역시 재무기획부 팀장이었던 김 부행장과 오랜 기간 함께했다. 이 행장이 잠시 하나금융지주 CFO로 이동했던 2019년 김 부행장을 함께 지주 재무기획팀으로 이동시킨 데서 신뢰를 엿볼 수 있다.

김 부행장은 하나금융이 중시하는 인사 코드인 통합 상징성에도 부합한다. 서울은행 출신인 함 회장은 외환은행 출신인 이 행장을, 이 행장은 하나은행 출신인 김 부회장을 중용하고 있다. 단순히 출신 은행이 다른 것 뿐만 아니라 역량과 이력 측면에서도 행내 구성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인사라는 평이다.

◇재무라인 전엔 기업금융 경험, 이승열 체제 영업 전략 부합

김 부행장의 이력은 현 하나은행의 영업 전략에도 부합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기업금융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에 강점을 가진 자산관리 영역 뿐만 아니라 법인 영업에서도 강자로 발돋움하고 리딩뱅크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김 부행장은 재무라인 경력을 시작하기 전 기업금융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김 부행장은 행원 시절 심사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중기업금융2본부에서 과장을 지냈고 ALM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했다. ALM팀은 자산과 부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이다. 그는 기업금융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은행 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돼 영국 레딩대학교에서 기업금융 관련 석사 과정을 마쳤다.

김 부행장은 재무와 기업금융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 행장의 영업 전략을 뒷받침 해야 한다. 기업금융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법인 대출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효율적인 여수신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본적정성과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영업 속도와 강도 조절도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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