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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선임 레이스 개막

이호성 하나은행장의 1년 반, 기업영업·플랫폼 잡았다

④변화 속 순이익 지속 성장…연임 결정할 성과와 변수는?

노윤주 기자  2026-07-16 13:00:55

편집자주

은행장은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수장이자 보통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자리다. 누가 이 자리에 앉는지에 따라 은행의 영업 전략은 물론 그룹의 승계 구도까지 영향을 받는다. 그만큼 연말 은행권 인사는 매년 금융권 안팎의 이목을 끌어왔다. 올해는 5대 은행이 동시에 행장 거취를 정해야 한다. 인사를 둘러싼 제도 환경마저 변화를 예고했다. 각 은행이 놓인 현주소와 은행장들의 지난 2년, 그리고 앞에 놓인 과제를 짚어본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이끈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면 숫자보다 체질개선이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 구조를 바꿨고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 전환을 끝냈다. 물론 순이익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체질 바꿈 작업의 뒤를 받쳐줬다.

이 행장의 첫 임기는 올해 말 끝난다. 성과 면에서 연임 근거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행장 연임보다 부회장 승진 이동이 익숙한 조직이다. 거취에 대한 경우의 수는 여러 갈래로 얽혀 있다.

◇현장서 큰 '1호 영업사원'…취임 후 선두 추격전

이호성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했다. 1964년생으로 대구중앙상고를 졸업했고 한일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대기업영업본부장, 강남서초영업본부장, 영남영업그룹 총괄부행장, 영업그룹 총괄부행장 등을 지냈다. 현장에서 시작해 계열사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그가 CEO로서 존재감을 처음 드러낸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은행 영업그룹장(부행장)을 역임한 그는 2023년 하나카드 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하나카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업계 하위권으로 평가받던 회사를 1위로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목표를 밝힌 그는 임기 마지막에 중위권까지 하나카드 체급을 끌어 올렸다.

해외 체크카드 시장을 개척한 트래블로그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그룹 출범 18주년 기념식에서 그에게 '그룹 1호 영업사원'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며 힘을 실어줬었다.

하나은행장 발탁의 근거도 이 성과였다.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내정 당시 트래블로그 흥행 등으로 영업력과 수익성을 입증했다며 위기 타개와 지속 성장의 적임자로 평가했다.

취임 후 성적은 기대에 부합했다. 하나은행 순이익은 2024년 3조3564억원에서 지난해 3조7475억원으로 11.7% 늘었다. 같은 기간 1위를 차지한 국민은행(3조8620억원)과의 격차는 1000억원대로, 신한은행(3조7748억원)과는 300억원 아래로 좁혀졌다. 올해 1분기에는 1조1042억원을 기록하며 1조10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국민은행을 앞서며 2위를 차지했다.

수익성 지표도 우상향하고 있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전년 동기 대비 0.10%포인트 올랐다. 저금리성 예금 확대 등 조달 구조를 개선한 결과다. 순위표의 숫자보다 추격의 속도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흠 없는 성과…행장 연임 없던 관례 등 변수는 상존

이 행장 체제의 차별점이라면 단연 포트폴리오 변화다.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맞춰 기업 대출에 힘을 실었다. 은행 업계서도 하나은행의 기업 영업력이 상당히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원화 기업대출 잔액은 176조232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0% 늘었다. 올해 1분기 말에도 179조4584억원으로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규모다.

디지털 전환 과제도 임기 중 매듭을 지었다. 하나은행은 2월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 '프로젝트 퍼스트(FIRST)'를 완료했다. 모바일 뱅킹앱 하나원큐를 통합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고 기업뱅킹 채널도 새로 열었다. 여신 지형과 디지털 기반을 함께 손봤다.

이제 시선은 연말 인사로 향한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합병한 '통합세대' 이후 함 회장을 제외하면 은행장 연임 사례가 없다. 임기를 마치고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는 관례가 자리 잡았다. 전임자 이승열 부회장도 이 경로를 밟았다.

또 이번 은행장 인사는 회장 승계와 기간이 일치하지 않아 이 행장의 향후 거취를 속단할 수 없다. 함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로 올해 연말 인사에 회장 승계 변수는 없다. 통상 부회장단 3인의 자리는 회장 승계와 맞물려 이동하기에 부회장단 인사 변수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아울러 올해 하나금융 지주와 계열사는 청라 이전을 진행한다. 대규모 이전을 앞두고 조직 안정이 중요해진 만큼 체제 유지와 그간의 성과 등을 이유로 앞선 관례를 깨고 은행장 연임이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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